상당수 전문가 “안정 찾을 것” 낙관론 변동성 있지만 조정시 매수 전략 유효 기업실적 양호 추가하락 가능성 낮아 금리인상 속도 등 미국 상황 주시해야
미국발 악재로 급락했던 국내증시가 안정을 찾아가는 양상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추세적인 하락기에 접어든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오히려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정시 매수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위기감이 여전히 팽배하다. 특히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경우 국내 증시에 투자된 미국 자금이 빠르게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먼저, 한국 증시는 미국 등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에 비해서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9.1배로, 주요국 지수 중 유일하게 10배를 밑돌고 있다.
미국 S&P500(17.3배)과 일본 토픽스(14.8배)뿐 아니라 인도네시아(18.3배), 중국 상하이A(13.4배)에도 못 미친다. 시장에서는 PER가 낮을수록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 돼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외환위기, 카드채 코스피 기준으로 봤을 때에는 PBR 1배가 바닥으로 보여. 현재로는 12개월 선행 PBR 기준 2450선을 기준으로 볼 수 있다”라며 “최근 하락장이 국내 기업 펀더멘털 문제로 촉발된 게 아니기 때문에, 2450선 아래는 적극 매수기회로 삼아볼 만하다“고 밝혔다.
또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계속 오르기만 한 미국보다 많이 뛰지도 않았고 크게 조정받을 악재도 없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가 불거졌지만 기업들의 실적 자체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신증권은 올해 1분기 코스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4분기까지 10% 넘는 증가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코스피 자기자본이익률(ROE) 전망치는 11.8%로 전년 수준(11.5%)보다 개선될 것이란 예상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ROE가 유지된다면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상승 대신 자본 성장 정도의 지수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라며 “연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으로 기관투자자의 의사 전달이 적극적으로 반영된다면 주주환원 정책 확대와 이에 따른 밸류에이션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대응전략을 조정시 매수를 염두해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증시가 아직 변동성 위험이 남아 있지만 추가로 무너질 가능성은 낮아 최근 조정을 주식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재만 연구원도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 버블은 장단기금리 차 역전 이후 나타났는데 현재 미국 장단기금리 차는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며 강세장에 대한 전망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 증시는 향후 나타날 수 있는 기간 조정을 고려하더라도 ‘코스피를 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강조했다.
다만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을 경우, 국내 증시에 투자된 미국 자금이 빠르게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의 국내 주식보유 규모는 전체 외국인 투자자금의 40% 이상이다. 미국은 이른바 ‘제로금리’ 정책을 단행한 이후 9년간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사들였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한 금리인하가 진행되는 가운데 주가는 계속 강세를 나타냈다. 즉 중앙은행들이 저금리로 받쳐준 덕에 최근 수년간의 강세장이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이라며 “최근의 하락장은 증시 상승세가 8∼9부 능선을 넘어가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날부터 보이기 시작한 증시 반등이 오래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은 지난 한 달 동안에만 17% 상승했다. 1분기 안에 이같은 상승세가 다시 나타나긴 힘들 것”이라며 “하락세로 다시 돌아설 경우 750선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센터장은 “코스피의 경우도 지난해 7월 하락장의 저점인 2350선이 1차 지지선, 여기서 더 하락한다면 지난 7년간의 박스권 상단인 2250~2300선 까지도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나래·최준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