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고려땐 저평가 매력 여전 배당성향 개선 등도 긍정 작용 PBR 1배 적용시 2450선이 바닥 “美 금리추이 살펴야” 신중론도

전 세계 증시가 미국 발(發) 국채금리 급등이 가져온 충격 속에서 헤어나오고 있지 못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국내 증시가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및 코스닥 지수가 여전히 상장사들의 실적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저평가돼 있다는 점과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적돼 왔던 낮은 배당성향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의 하락세가 대외변수에 있다는 점을 감안, 저평가매력보다는 미국 국채금리의 추이를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24% 오른 2483.72에 장을 열었다. 최근 3거래일 연속 1%대 하락세를 기록하던 지수가 이날부터 반등에 나선 것이다. 반등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전날 오후부터였다. 전날 코스피는 오전 한때 3.3%까지 낙폭을 키웠지만, 오후 한시께부터 보인 상승세를 장이 끝날 때까지 이어갔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 종가보다 1.93% 급등한 874.75에 장을 열었다. 코스닥 역시 전날 오후부터 상승 전환 가능성을 보였다. 5% 넘게 빠지던 전날의 코스닥 지수는 오후 한때 전 거래일 대비 상승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같은날 닛케이225지수(-4.73%), 중국상해종합지수(-3.35%), 홍콩H지수(-5.88%), 대만 가권지수(-4.95%) 등 아시아 증시가 여전히 패닉 속에서 장을 마친 것과는 다른 흐름을 보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이처럼 빠르게 반등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으로 ‘저평가 매력’을 꼽았다. 지난 연말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긴 했지만, 상장사들의 실적 성장세를 고려하면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 및 코스닥시장 상장사 311곳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6.38% 늘어난 219조 1954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 것이다.

상장사들의 순자산 규모를 감안할 때에도 전날까지의 지수 조정이 ‘바닥’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역사적으로 국내 증시가 가장 저평가 돼 있던 당시의 지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1배 수준이다. 현재 지수에 12개월 뒤 순자산 추정치를 반영한 12개월 선행) PBR 1배를 적용하면 약 2450~2480선이 코스피 지수의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등 주요 위기 국면에서도 코스피 지수는 PBR 기준 1배를 하방지지선 삼아 반등을 시도했다”며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문제가 돼서 촉발된 하락장이 아닌 만큼, 최근의 증시 조정을 매수기회로 삼아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꼽혔던 낮은 배당수익률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빠른 위기회복의 배경으로 꼽혔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당배당금(DPS) 기준 배당수익률은 지난달 15일 기준 2.07%로, 2009년 3월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2%를 돌파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가 급락에 따라 분모가 작아지며 높아졌던 2009년 당시의 배당수익률과 다르게, 최근에는 배당 증가 영향이 크다”며 “특히 최근들어 선진국, 신흥국 시장의 배당수익률은 오히려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어 저평가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중간 배당금 규모는 약 4조3000억원으로, 이는 전년보다 5배 증가한 규모다.

다만, 국내 증시의 저평가 매력을 보고 서둘러 ‘저가매수’에 나서기보다는, 최근의 글로벌 증시 패닉을 불러온 국채금리의 추이를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의 하락장이 국내 이슈에 따른 것이었다면 그 바닥을 가늠해볼 수 있겠으나, 미국 국채금리 급등이라는 대외변수가 핵심인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해당 변수의 추이를 살펴보는 게 더 중요하다”며 “시중금리가 안정화되는 모습이 포착된다면 그때부터 적극 주식 매수에 나서도 무방하겠지만, 다시 급등할 신호를 보인다면 지수가 어느 선까지 내려가 있든 위험자산을 줄여나가는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