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1만9161개, 분양 1만7114가구 1순위 경쟁률 낮아 위장전입 기승 새 아파트 수억대 차익 ‘떼어놓은 당상’ 단속에도 근절 안돼...“처벌강화를”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이 정도면 흥행 성공이에요. 과천에 청약통장 있고 돈 있는 사람은 다 달려들었다고 봐야 돼요.”

‘과천 푸르지오 써밋’(이하 ‘과천 써밋’)이 예상 외의 저조한 성적을 낸 이유에 대해 묻자 한 공인중개사는 이렇게 말했다.

과천 써밋은 주변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낮게 책정돼 당첨만 되면 1~2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며 ‘로또 아파트’로 기대됐다. 그럼에도 지난달 31일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전용 59㎡가 평균 1.72 대 1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84㎡ 일부 타입은 미달까지 됐다. 1일 1순위 기타지역까지 청약 접수를 받고서야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지난달 문을 연 과천 푸르지오 써밋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관람하고 있다.
지난달 문을 연 과천 푸르지오 써밋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관람하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 관계자들이 ‘흥행 실패’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과천의 인구 자체가 워낙 적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달 기준 과천 인구는 5만7401명이다. 세대수로는 2만860세대다. 지난달 기준 과천의 1순위 청약통장은 1만9161개에 불과하다. 이 중에 1년 미만 거주자는 ‘해당지역’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빼야 한다. 세대주가 아닌 세대원도 1순위 자격이 없기 때문에 제외된다. 투기과열지구이기 때문에 유주택자도 가점제 대상에서 빠진다. 게다가 ‘과천 써밋’은 84㎡ 이상이 9억원 이상 아파트에 해당해 중도금 대출도 안되기 때문에, 자격은 돼도 돈이 없으면 접수할 수 없다.

애초에 ‘1순위 해당지역’의 자격이 있는 사람이 몇 안되기 때문에, 전체 1순위 통장의 3.5%인 660개나 통장이 접수된 것을 성공이라 평가해야 한다는 논리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과천에서 향후 분양하는 다른 아파트들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올해 과천에서는 전체 주민등록 세대수의 82%인 1만7114가구가 공급된다. 거의 한 세대 당 한 채씩 분양받을 수 있는 물량이며, 과천 주민들은 낮은 경쟁률 속에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

청약에 당첨되려면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서울시민 입장에서는 부러울 수밖에 없다. 올해 서울에 분양하는 아파트는 5만6000가구다. 서울 전체 세대수(422만 세대)의 1.3%에 불과하다. 물론 과천은 지난 몇년동안 신규 분양이 전무했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이러한 혜택이 주어지는 것에 대해 문제삼을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문제는 과천의 청약 경쟁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예상하고 위장전입한 ‘가짜 과천 주민들’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분양하는 재건축이나 지식정보타운은 분양 시점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1년 이상 거주 요건을 갖추기 위해 미리 위장전입해 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과천시가 지난해 두차례 주민등록 일제조사를 벌인 결과 39가구가 적발됐다. 과천시는 지난달 다시 위장전입 색출에 나선 상태지만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있다. 과천의 한 공인중개사는 “위장전입 조사는 매년 주기적으로 하는데도 계속 위장전입자가 생기는 걸 보면 적발되는 비율이 낮거나, 처벌이 낮은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민등록 전수조사는 불가능한 만큼 과천 등 청약경쟁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대해 청약접수한 이들의 주소지를 중심으로 조사를 실시할 것을 주문한다. 또 적발된 이들의 처벌 수위를 높이는 한편, 처벌 결과도 공개해 위장전입 시도를 차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