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 수출시장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 확산 - 중국은 큰 내수시장에 다양한 정부지원 - 우리도 정책적 지원 시급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으로 벼랑 끝에 몰린 국내 태양광업계가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적극 요구하고 나섰다.

국내 태양광업계는 내달 7일부터 세이프가드가 발효되면 최대 수출 시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정부는 WTO 제소ㆍ재생에너지 도입 확대 등의 대책은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태양광 업계는 수출 경쟁력 및 내수 시장 확대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로 우리나라 태양광업계는 대미(對美) 수출 국가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한화큐셀의 경우 매출액 기준 미국 비중이 30%를 차지한다.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세계 2위의 시장이자 고성능ㆍ고품질 제품의 비중이 높은 시장이었고, 자국업체 비중이 낮아 국내 태양광업체들에게는 좋은 활동 무대였다”고 전했다.

업계는 미국 시장의 축소는 결국 ‘생존의 문제’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제품의 대미 수출액은 13억 달러 수준으로 말레이시아(24억 5300만달러), 중국(14억 9710억달러)에 이어 세 번째다. 하지만 이들 국가와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말레이시아는 주요 글로벌 기업의 생산기지로 활용되고 있어 세이프가드가 큰 의미가 없다. 중국은 거대 내수시장을 통해 부족한 수출을 만회할 수 있다.

실제 중국은 탄탄한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점차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세계 셀 생산규모 기준 글로벌 상위 10개 업체가운데 1위인 한화큐셀과 9위 미국의 퍼스트솔라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중국 업체다. 내수 시장 역시 세계 1위로 2017년 기준 한국 시장(1GW)보다 약 20배(20GW)나 크다. 좁은 내수 시장 탓에 수출 의존도를 높일 수 밖에 없는 한국과는 상황이 많이 다른 셈이다.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는 기업들이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어 (세이프가드가) 큰 의미가 없다”면서 “중국은 내수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수출로 못 팔아도 내수에서 회복이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필두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내수 시장 확대에 나서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계획량이 업계를 지원하기에는 부족한데다, 세이프가드 발효 기간동안 업계가 떠안을 피해는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제8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도입량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12GW로, 이 중 태양광은 연간 1.5GW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국내 태양광 생산량은 8GW를 상회한다.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부의 지원도 시급하다.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내수 시장 외에도 정부 지원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중국은 신규 공장 설립 시 일정기간 소득세 감면, 기존 설립 공장에 대해 세금 환급이나 에너지 절감 보조금 지원, 경영악화 시 토지세 감세 등 다양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태양광업계는 국내 태양광업체가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효율 국산제품의 우대 및 세제 지원 등의 지원방안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한화큐셀코리아 류성주 공장장은 “원가경쟁이 치열한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제조시설에 대해 현재 올해 종료 예정인 제조시설 투자세액 공제율 연장에 대한 업계의 요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중국 업체들은 다양한 자국 내 생산시설 혜택을 받고 있는데 우리 태양광 업체들도 이런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