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美 제치고 한국증시 최대 투자 삼성전자 등 대형주 100여종목 매입 에너지화학지수, 1년만에 40% 상승

국제유가가 6개월새 50% 이상 급등하면서 코스피 활황에 또다른 동력이 되고 있다.

3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5.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42.53달러로 저점을 찍었던 지난해 6월21일 대비 54.2% 상승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급등은 산유국 오일머니 유입을 촉진하고 정유ㆍ화학종목을 부각시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 이달초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여유자금을 기반으로 지난해 11월 한국 주식시장에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967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미국(8560억원)을 제치고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에 이름을 올린 것. 중동의 경우 개인투자자 중심의 공모 펀드는 활성화돼 있지 않은 반면,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한 국부펀드가 전 세계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으로 수입이 늘어난 아부다비 국부펀드 등이 자금 집행 규모를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위주로 100여개 종목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유가상승에 따라 정유주와 화학주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SPI200 에너지화학지수는 작년초 1211.52에서 지난 29일 1715.74로 1년 새 41.6%나 올랐다.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같은 기간 40~50% 상승했으며 화학업종 최선호주로 꼽히는 롯데케미칼은 올해 들어서만 15% 이상 급등했다.

다만 변동비 가운데 유류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업종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기도 한다. 하지만 항공주는 최근 유례없는 원달러 환율하락이 항공유 수입 비용을 직접적으로 감소시킨 데다,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해 타격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제유가의 향후 방향성은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오를 만큼 오른 국제유가의 조정이 불가피하겠지만, 달러약세로 급락 가능성은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가파른 달러약세로 인해 원자재 투자심리가 강화되고 있다”며 “계절상 정유시설 가동률이 하락하는 비수기(2월~4월 초) 동안 유가 조정 가능성이 있으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시장 안정화 의지와 약달러가 조정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WTI 가격 밴드를 기존 45~65달러(평균 55달러)에서 55~75달러(평균 60달러)로 올렸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원유 수요의 가늠자인 정제가동률 하락세, 수익 급증에 따른 셰일오일 생산증가로 유가상승 탄력은 둔화될 것”이라면서도 “약달러로 급락가능성은 제한되며, 5월부터 드라이빙시즌(자동차 사용으로 휘발유 사용이 늘어나는 시즌)을 맞아 수요가 다시 증가하면서 유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