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인하로는 임금상승분 상쇄 역부족 편의점주 “최소 1%는 돼야 숨통 트일 것”
“결과적으로 카드 수수료를 0.3%만 깎아준다는 건 ‘땜질식 처방’이죠. 최소 1%는 내려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줄일 수 있어요.”(서울시내 모 편의점 가맹점주)
편의점 업계가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정부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라는 고육책을 내놓았다. 편의점, 제과점 등 소액결제가 많은 생활밀착 업종일수록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크다고 보고 수수료 체계를 바꾼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편의점 업계는 “인하폭이 턱없이 작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오는 7월부터 카드 수수료 부과방식을 개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카드 수수료 원가 중 한 부분을 차지하는 밴(VAN) 수수료 산정 방식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기로 했다. 밴수수료란 카드사가 카드결제 단말기를 설치ㆍ운영하는 밴(결제대행업체)에 지불하는 서비스 이용료다. 정부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가맹점담 평균 0.3%포인트의 카드 수수료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편의점주들은 “카드 수수료를 소폭 인하하는 것만으로 점주들의 부담을 완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가맹점 수수료율은 영세 가맹점(0.8%), 중소 가맹점(1.3%), 일반 가맹점(2% 내외)다. 편의점과 같은 소액결제업종의 카드 수수료율은 통상 2.2~2.5%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카드 수수료율이 1.9~2%대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서울시내 모 편의점 가맹점주 허모(50) 씨는 “대형마트 수수료가 편의점 수수료보다 높은 상황에서 이에 맞춰 최소한 1% 인하하는 게 공평한 거 아니겠냐”며 “수수료율 0.3% 인하로는 현재 인건비 상승분을 상쇄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 김모(46) 씨는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고 하루 15시간 매장을 지키고 있지만 부담해야 하는 인건비는 월 70만원 늘어났다”며 “당장 조정하기 쉬운 인건비부터 줄이고 있지만, 카드 수수료를 1%만 인하해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했다. 현재 김 씨는 매달 100여만원의 카드 수수료를 내고 있다.
대다수 편의점주가 우대 수수료율 적용을 받지 못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인 지난해 7월 0.8% 우대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 가맹점 기준이 연매출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전체 가맹점의 77%)로 확대됐다. 연매출 3억~5억원으로 새롭게 정의된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율도 2%에서 1.3%로 조정됐다.
하지만 편의점은 예외다. 단순히 매출로만 보면 영세업자에 들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편의점 1위 업체 CU의 가맹사업자는 2015년 기준 연평균 6억194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GS25 가맹점주의 연평균 매출액도 2016년 평균 6억7922만원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매출액은 5억원을 넘어섰지만, 정작 편의점주가 본사 로열티, 인건비, 월세 등을 지불하고 나면 손에 쥐는 금액은 150~300만원에 불과하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대책으로 카드수수료 인하를 빼든 만큼, 카드수수료를 최소 1% 이상 인하한 후에 로열티, 임대료 등의 문제를 풀어나가는게 맞다”고 했다.
박로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