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이슈섹션] 지난 2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다뤄지자 시청자들은 “이게 나라냐” 며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

방송 후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고문으로 간첩조작한 여상규를 처벌해주세요’ ‘국민청원 여상규 국민대표 자격 없다’ 등 처벌을 요구하는 글이 쇄도했다.

이날 제기된 간첩 조작 사건은 재일교포 유학생, 어부등 평범했던 이들을 간첩으로 몰아 잔혹한 고문을 가하고 중형을 선고한 국가권력이 저지른 만행사건이다.

“후안무치 여상규ㆍ황우여 처벌” 국민청원 폭주

지난 1980년 안기부(현 국가정보원)는 당시 서울시경 정보과에 근무하던 석달윤씨를 고문수사하고 간첩으로 조작했다. 47일간의 고문을 받고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18년간 형을 살았던 석달윤씨는 23년이 지난 후에야 무죄 선고를 받았다. 당시 석달윤씨는 안기부가 성기에 볼펜 심지를 끼우거나 무릎 뒤 각목을 끼워 매다는 등 잔혹한 고문을 행했다고 증언해 충격을 줬다.

특히 1심 재판 판사는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었다. 제작진이 ‘석달윤 씨를 혹시 기억하느냐’는 전화에 “재판을 한두 번 하는 것도 아니고 매주 한 열건 정도씩 하니 1년 이상 된 거는 기억할 수 없다”고 답했고 이어 ‘1심 판결로 한 분의 삶이 망가졌다. 책임감을 느끼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여상규 의원은 “웃기고 앉아 있네”라며 반성은커녕 오히려 역정을 냈다.

또한 재일교포 이헌치씨 간첩 조작사건 당시 1심 판사였던 황우여 전 교육부 장관 역시 취재진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인터뷰를 요구하자 황우여 전 장관은 “모른다. 예의 좀 지켜달라. 손님도 응할 사람이 있다. 문 좀 닫아달라. 일 좀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황우여 전 장관은 제작진에게 문자로 ‘차도 대접 못해 송구하다. 판사는 지난 판결 내용이나 과정에 대해 판결로 말하고는 언급 안 하는 것이 지켜 내려오는 불문율이니 널리 양해해주길 바란다“며 이헌치씨에 대한 대답은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