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토리생활 한정훈 대표 “대리주부 서비스…이용자 비용절감, 공급자 소득증가”

“지금까지 가사서비스 분야에서 의미 있는 기업이 없었습니다. 동 단위의 직업소개소만 있었죠. 결국 가사도우미인 홈매니저들은 수 십 년간 일을 해도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죠.”

낙후된 가사도우미 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 홈스토리생활의 한정훈 대표. 그는 ‘가사도우미’ 대신 ‘홈매니저’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동안 가사도우미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4대 보험에 가입하지 못했다. 직업소개소나 인력파견업체는 고용계약을 맺지 않았다. 단순 소개업무를 하며 월 회비를 걷었을 뿐이다. 일하는 도중 다치거나 물건이 깨지는 등 배상문제가 생겨도 직업소개소는 책임지지 않았다.

한 대표는 ‘대리주부’ 서비스를 궤도에 올려놓으며 ‘제대로’ 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고객에게는 제대로 된 사람을, 홈매니저에게는 제대로 된 일을 연결해주고자 했다는 것.

“가사서비스를 고도화하면 영국의 집사로 볼 수 있습니다. 음식을 만들고 집안 정리하는 것들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교육이나 서비스의 질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것을 저희가 시스템화 하는 거죠.”

이를 위해 대리주부는 실제로 이미 있는 ‘정리정돈 자격증’을 소속 홈매니저들이 딸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환기부터 욕실 청소, 빨래, 산후조리까지 등 세부적인 항목에 대해서도 자체 교육방안을 만들었다.

국내 가사서비스 시장은 연간 6조∼7조원에 이른다. 직업소개소 수준을 탈피해 홈스토리생활은 서비스 이용자에겐 비용 절감을, 서비스 공급자에겐 적정 소득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가사도우미를 월 단위로 써야 해 부담을 느꼈던 20·30대 젊은 주부들은 시간단위로 끊어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대리주부에 호응했다.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하다 직장으로 복귀하고자 하는 경력단절여성, 워킹맘들에게 절실했던 서비스였다.

회사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4년 말 출시해 거래액 30억원에서 이듬해 240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연속 15%의 성장세를 이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산업은행캐피탈, 네오플럭스 등 벤처캐피털과 개인투자자들의 투자도 이어졌다.

가사 도우미들의 수입도 늘었다. 초기 120만~150만원이던 월평균 수입은 최고 315만원까지 늘었다. 월회비를 받지 않고 가사도우미들 스스로 낭비되는 시간이 없도록 이동거리를 계산해 스케줄링을 할 수 있게 되면서다.

최근 이야기가 불거진 ‘가사근로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에 대해 이 회사 이봉재 부대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공급자(홈매니저)들의 안정적인 직업화가 되면 서비스의 질이 올라갑니다. 일하시는 분들의 직업관도 올라갈 것이고, 더 나은 인력들이 가사도우미라는 업을 다시 볼 겁니다. 워킹맘들은 도우미들 덕분에 가사·육아의 부담을 덜고 사회에 더 많은 참여를 할 수도 있고요. 4대보험, 연차유급휴가 등이 생기면서 어느 정도 비용은 올라갈 수 있지만, 시행령에 포함될 각종 지원혜택을 함께 고려하면 고객과 기업, 공급자 모두가 납득할 만한 수준이 되지 않을까요.”

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