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경기지표가 개선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3%대 성장 기대까지 나오고 있지만 제조업 현장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한 제조업 생산이 지난해 4분기 들어 2개월 연속 감소한 가운데 재고는 큰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로 인해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경제위기 당시 수준으로 급락, 사실상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1년 전과 비교한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10월 -6.1%의 큰폭 감소세를 보인 데 이어 11월에도 -1.6%의 감소세를 지속했다. 전년동기 대비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1분기에 3.7% 증가해 경기회복 기대를 높였으나 2분기에 0.5%로 둔화된 후 3분기에 다시 3.6% 증가하는 등 큰 기복을 보였다. 그러다 4분기 들어 2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침체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제조업 생산을 업종별로 보면 전자부품(전년동기 대비 15.4%), 의료정밀화학(13.4%), 석유정제(7.6%) 등이 비교적 큰폭 증가한 반면, 기타 운송장비(-27.5%), 금속가공(-11.8%), 가죽 및 신발(-23.2%), 영상ㆍ음향기기(-18.8%), 컴퓨터(-8.5%), 자동차(-6.2%), 섬유제품(-5.8%), 의약품(-4.9%), 전기장비(-5.8%) 등 제조업 저변을 형성하는 업종들은 줄줄이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제조업 재고는 지난해 9월에 전년동기대비 2.0% 증가세를 보인 데 이어 10월에는 6.3%, 11월에는 5.7%로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해 11월에는 자동차(18.3%), 1차 금속(12.7%), 기계장비(8.9%) 등의 재고가 크게 늘었다.

이로 인해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1990년대말의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수준으로 주저앉은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평균가동률은 71.3%로 11월을 기준으로 2008년 11월(69.7%) 이후 9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동률은 2010~2011년 80%대에서 단계적으로 낮아져 70%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데, 이런 수준은 과거 경제위기 당시 수준이다.

이러한 제조업의 부진은 경기실사지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조사해 발표하는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의 최근 전망지수를 보면 올 2분기에 100을 기록하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았으나 3분기 96, 4분기 92로 2분기 연속 급락했다.

이처럼 경기지표 호전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는 것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수출 및 장치산업 중심으로 경기가 개선되고 있는 반면, 그 온기가 저변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중국ㆍ미국 등 주요국과의 통상갈등, 일자리 불안과 막대한 부채 등으로 가계소비도 안정적인 확대가 어려워 경기회복세가 공고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제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의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올해 경제팀의 핵심과제가 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