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3사 “일부지역 한정…특이동향 없어” AI 학습효과 공급처 다변화 등 대비책 마련 “AI 이슈가 있는지 몰랐어요. 그냥 평소에 먹던 거라….”
지난 4일 서울 합정동 홈플러스 계란 판매 코너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A 씨는 ‘친환경 계란’ 12구짜리 한 팩을 장바구니에 넣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떠난 뒤 한동안 매대를 지켜봤지만, 산지 정보를 꼼꼼히 살핀다던지 눈에 띄게 대량 구매하는 등의 소비자는 볼 수 없었다.
5일 이마트ㆍ홈플러스ㆍ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 따르면 전날 경기도 포천의 산란계 농장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최종 확진을 받았지만, 닭고기 및 계란 판매와 관련해 현장에서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AI가 고병원성 H5N6형으로 판명된 만큼 육계농가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유통가는 이미 확보해놓은 닭고기ㆍ계란 물량과 문제지역 외 공급처가 충분하다고 낙관하면서도, 전국적 확산 사태를 대비해 상황은 예의주시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양계시장 80% 이상을 하림과 마니커가 차지하고 있다보니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대응이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아직은 일부 지역에 한정돼 발병한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미 대형마트들은 수차례 AI 파동을 겪으면서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등의 대비책을 마련해뒀다.
우선 하림ㆍ마니커 등이 닭 사육 위탁을 맺은 농가가 전국에 퍼져있기 때문에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게 아니라면 수급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들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소규모 공급업체 또는 직거래 농장에서 물량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일부 매장은 방목형 농장 등과 제휴해 직거래 방식으로 프리미엄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통업계 다른 관계자도 “그간 ‘AI 학습효과’로 소매점들이 공급채널을 다변화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홈플러스는 닭고기 대부분을 경상지역에서 공급받는다. 계란은 이번에 AI가 신고된 경기지역에서도 들어오고 있다. 다만 정부가 경기지역에 가금류 이동중지 명령을 내리면서 이 지역 계란도 현재는 받고 있지 않다고 홈플러스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정부의 조치를 지켜봐야겠지만 아직은 재고가 충분하기 때문에 당장 우려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롯데마트 측은 축산팀에서 공급업체 현황을 확인한 결과, 경기지역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AI가 터질 때마다 실무팀에서 발생지역이 공급업체 리스트에 포함된 곳인지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공급처엔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지만, AI 발병 사태는 주시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번 사태가 더 확산될 경우 닭고기ㆍ계란 수요 급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매장마다 ‘AI 발생 지역에선 계란을 공급받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부착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여름 ‘살충제 계란’ 사태가 진화된 뒤에도 소비자 불안이 만연하자, 롯데마트 등은 ‘현재 판매되는 계란엔 문제가 없다’는 안내문을 매장마다 내건 바 있다.
이혜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