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소속은 10%미만 전체 대변 못해 지나친 노동계 프레임 씌우면 모두가 손해 업종 특수성·근무 환경 최우선 고려해야 제빵기사들 “간판보다 처우개선이 먼저”

“본사 소속의 제빵기사가 매장에 상주한다면 좋아할 가맹점주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부담스럽죠. 우리도 엄연한 개인사업자인데, 본사가 우리 매장 상황을 속속들이 파악하며 콘트롤하는 것 누가 원할까요?”(경기 지역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A 씨)

“가맹점 상권에 따라, 가맹점주의 이해에 따라 근무시간, 업무 강도(하루 생산량 등) 등을 조절합니다. 본사 직고용 상태가 되면 노동 유연성이 떨어지게 되죠. ‘오늘은 개인적 사정으로 1시간 가량 빨리 퇴근할 수 있나’라는 수준의 문제도 복잡해집니다. 가맹점주의 OK 사인 한번에 끝날 것을 본사 규율에 따른다면 복잡하고 힘들어지게 되는거죠.”(서울 지역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B 씨)

“직접 고용만이 답이 아닙니다. 제빵기사가 직고용되면 가맹점주 임금 부담이 높아집니다. 수익성이 악화되면 빵값이 오를 것이고 결국 소비자 부담도 커집니다. 점주들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직접 빵을 굽겠다고 나설 가능성이 높지요. 결과적으로 우리 일자리는 더 줄어들게 될겁니다.”(대구 경북지역 파리바게뜨 협력업체 도원 소속 제빵기사 C 씨)

“가맹본부가 가맹점 품질관리를 위해 업무 지시를 내린 것을 불법파견으로 간주하는 것은 현행 파견법의 법리를 과하게 해석한 면이 있다고 봅니다.”(법조계 관계자 D 씨)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고용 문제가 노동계 프레임에 갇혀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이미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고용 문제가 노동계 프레임에 갇혀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이미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접 고용 문제가 난항을 겪고 있다. 노동계 프레임에 갇혀 실리가 아닌 명분만 앞세운다는 지적과 함께 직고용 전환시 오히려 제빵기사들의 고용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종 특수성과 현장 고려 필요=2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에서는 지난 22일 파리바게뜨가 정부를 상대로 “직접고용 시정지시 처분 집행을 중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이 열렸다. 이날 파리바게뜨 측은 “시정지시를 이행할 경우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치닫아 소송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집행을 정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고용부는 “시정 지시는 법적 조치 전 기회를 주는 것일 뿐이며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그때 정식 수사와 형사 고발 등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맞섰다.

쟁점은 직접 고용이 누구를 위한 상생이느냐는 것이다. 업종 특수성과 근무 환경 등을 감안하지 않고 밀어붙인 정부의 명령이 되레 고용안정성을 해치고 산업계 부작용(자유 시장경제 훼손ㆍ자영업자 타격)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파리바게뜨 측은 현재 본사와 11개 협력사, 가맹점주협의회가 3분의1씩 공동 출자한 3자 합작법인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제빵기사들이 상생기업으로 전직할 경우 급여(13.1%)와 상여금(200%)이 상향된다. 복지포인트도 현재 90만원에서 파리바게뜨 직원 수준인 120만원으로 오른다.

▶명분보다 실리 택하는 제빵기사들=본사 직고용을 주장한 민주노총 소속 파리바게뜨 지회 제빵기사는 500여명으로 추산된다.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이는 파리바게뜨 전체 제빵기사(5400여명)의 10% 미만 수준이다. 현장에서 ‘이들이 전체 제빵기사의 입장을 대변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실리를 택하는 제빵기사들도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대구 경북지역 파리바게뜨 협력사 도원 소속 제빵기사들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불안을 가중시키는 본사 직접 고용을 반대한다. 도원 소속 제빵기사 680여명 중 70~80%가 직고용을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의 소리도 비슷하다. 서울 마포구 한 파리바게뜨 매장 제빵기사는 “3자 합작사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 상생기업으로 소속이 바뀌면 급여도 오르고 근속기간과 퇴직금 등이 그대로 승계된다”며 “중요한 것은 실질적 처우 개선이지 ‘파리바게뜨 직원’이라는 간판이 아니다”고 했다.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