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불 원칙 재확인…‘일대일로’ 제휴 강화” -中보도자료에 ‘국빈방문’ 빠져…한중 정상회담 ‘온도차’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또다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얘기다. 5시간 동안 이어진 한중 외교정상회담의 핵심의제는 ‘10ㆍ31 한중 사드협의’였다. 외교부는 12월 중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에 무게를 뒀지만, 중국 외교부는 ‘고위급 교류’(高层往来)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며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온도 차를 보였다.

23일 우리 외교부와 중국 외교부가 각각 발표한 한중 외교장관 회담 보도자료에는 이번 회담에서 지난 10월 31일 발표된 ‘사드 협의’가 얼마나 비중있게 다뤄졌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또,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둘러싼 양국 장관의 인식차도 그대로 노출됐다. 현지시간 22일 오후 베이징 시내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시작된 만찬 겸 장관회담에서 먼저 발언에 나선 왕 부장은 “일정 기간 양국 관계는 곡절을 겪었는데 얼마 전 공동 언론 발표문을 통해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에 대해 일부 합의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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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부장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가입하지 않고 한국에 임시 배치되는 사드는 중국의 안전 이익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 한국의 입장 표명을 중시한다”며 강 장관이 국회에서 밝힌 ‘3불(三不)’ 발언을 언급했다. 왕 부장은 이어 “말에는 믿음이 있어야 하고, 행동엔 결과가 있어야 한다(言必信 行必果)”며 “한국 측은 계속해서 사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외교부 관계자는 사드가 의제로 오를지에 대해 “10ㆍ31 협의가 이뤄졌고, 사드배치 문제는 양국이 봉인하기로 한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사드문제가 다시 거론되자 강 장관은 “우리 기업 활동에 어려움이 해소되고 인적 교류가 예전처럼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며 사드 관련 보복 조치들의 철회를 촉구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닌달 31일 발표된 건 합의문이 아니라 협의문”이라며 “양국간 인식 차는 각 문제를 바라보는 ‘유의’와 ‘주의’라는 표현만 봐도 존재한다. 이번 협의는 ‘탑다운’(Top-down)방식의 협의였고, 해결하도록 노력하자고 협의한 사안이었기 때문에 논의진행 속도에 대한 인식차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를 위한 한중 외교안보 전략대화 등 소통채널 구성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담은 양국 정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사드협의 이후 처음 이뤄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양국 장관이 10ㆍ31 협의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한국의 주요 안보문제는 북핵문제가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외교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회담에서 왕이 부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북특사인 쑹타오(宋涛) 대외연락부장의 방북성과 및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면담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도 왕이 부장이 북핵문제에 대해 “한중이 대화와 안정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길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고만 언급했다. 또, 한중 양국의 목표가 “압박과 제재는 목적이 아니고 대화를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대화 및 한반도 평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평창올림픽에 시 주석이 참석할 지에 대한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12월 중순 열릴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양국의 기대 차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중국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중은 수교 25주년과 다음 고위급 접촉을 계기로 향후 향후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전략적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문’은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를 통해 짤막하게 언급됐다. 반면, 우리 정부는 “양측은 금년 12월 중순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추진키로 합의하고, 문 대통령의 방중이 양국 관계 개선 흐름을 강화ㆍ발전시켜 나가는 데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