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평화개최·관계개선 고려 한반도 긴장완화 수단 ‘만지작’ IOC “北 올림픽 참여자격 있다”
정부가 내년 2~3월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ㆍ패럴림픽 기간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4일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평창동계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준수하는 동시에 북한의 올림픽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카드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이 최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강도 높은 독자 제재를 발표하고 있어,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우리측의 평화 무드 제안을 받아들이고 올림픽 참여를 결심할지는 미지수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올림픽 기간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평화적 올림픽 개최와 대북 관계 개선을 위해) 옵션의 하나로 오래 전부터 고려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미 군 당국 간 합의가 이뤄진다면 매년 봄 실시되는 키리졸브(KR)와 독수리훈련(FE) 훈련 기간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내년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은 3월 중순과 3월 말께로 예상되는데 평창 동계올림픽(2월 9~25일)과 패럴림픽(3월 9~18일) 일정을 고려하면 키리졸브연습이 패럴림픽 기간과 겹칠 수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도 “우리 군이 내년 3월 예정된 키리졸브 연습 기간을 평창올림픽과 겹치지 않도록 미군 측과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르면 연내 협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카드는 최근 유엔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올림픽기간중 ‘휴전결의’를 준수하는 동시에 올림픽의 평화적 개최를 위한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고, 북한의 참여를 독려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올림픽 기간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통해 북핵 문제를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도 평가된다. 지난 9월 15일 이후 두 달 넘게 군사적 도발을 자제해온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반발해 무력시위를 할 확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구상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북한이 올림픽 기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여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방북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채 ‘빈손’으로 귀국하는 등 북한이 ‘핵포기(비핵화)’를 전제로 한 협상 거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이 북한을 9년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등 대화 국면이 무산되면서 북한이 핵ㆍ미사일 고도화를 증명하기 위한 추가 도발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결정과 독자 제재 강화에 반발해 북한이 연말이나, 내년초 무력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럴 경우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는 물건너가고, 우리 정부의 평화무드 조성 구상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 가능성을 배제하긴 이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에도 북한이 올림픽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북한도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을 22일 관영 매체를 통해 비판하면서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 외곽기구인 아시아ㆍ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 성명 등 격이 낮은 형식을 사용해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장 도발 우려 조짐은 없는상태다.
유은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