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이름 ‘워홀러’로 속여 보모 일자리 구해” -“아들 성추행 없어…음란물 사실 알고 역겨워” -“피의자 편 들어주는 한국인들 이해 안가”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호주에서 미성년자를 성폭행했다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킨 남성 혐오 사이트 ‘워마드’ 회원이 현지에서 비자와 여권을 위조해 보모 일자리를 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호주 피해 10대의 어머니이자 전직 경찰인 S씨는 24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워마드 회원인) 그녀가 건네 준 여권과 비자를 확인한 결과 모두 가짜였다”며 “알고 보니 그녀는 워킹홀리데이 비자가 아닌 일반 관광 비자를 받은 관광객이었고, 여권의 이름까지 속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에서 교사로 근무했다는 학교도 알아보니 존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일 현지에서 아동착취물을 소지ㆍ배포한 혐의로 구속된 한국인 A(27) 씨는 워킹홀리데이로 비자를 받아 호주로 건너간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어머니의 설명이다. 호주에선 비자와 여권의 유효 여부를 각각 온라인과 정부 기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단독]“호주 ‘워마드’ 사건 여성, 비자ㆍ여권 위조해” 피해 가족 증언

어머니의 증언에 따르면 A씨는 이달 초 보모를 구한다는 구인사이트의 글을 보고 어머니에게 연락했다. 한국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는 교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현재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시드니에서 두 달째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교사 근무 이력을 보고 안심한 어머니는 여섯 살짜리 막내딸을 위한 보모로 22일부터 정식 고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A씨의 적응을 돕고 싶어 그녀를 일주일 먼저 불러 숙식을 제공하기로 했고 A씨 또한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지난 16일 다윈으로 옮긴 A씨는 이튿날 이들의 가족과 함께 인근 지역으로 1박2일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당시 여행에는 6세 막내딸은 동행하지 않았고 14세 큰 아들만 함께 했다.

어머니는 “여행 당시 A씨로부터 이상한 낌새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면서도 “아들과 A씨가 함께 있었던 시간이 워낙 많아 불미스러운 일이 있을 기회는 충분히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사건이 알려진 이후 아들에게 물어보니 다행히 아무 일이 없었다고 말해 안심했다”고 덧붙였다.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A씨가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저지르지는 않았다는 것이 어머니의 설명이다. 경찰 또한 A씨의 혐의를 ‘아동착취물을 소지ㆍ배포한 혐의’로만 적시한 상태다.

지인의 제보를 받고 경찰에 신고한 어머니는 모든 사실을 확인한 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머니는 “아이들을 잘 챙기는 A씨의 모습을 보고 참 착하고 친절하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사실을 알고 보니 역겨울 정도로 충격적이다”며 “매우 실망스럽고 무섭다. 그 보모를 고용한 내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진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이어 “더 이상 그 어떤 보모도 고용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피해 가족은 A씨의 무죄를 주장하는 일부 한국인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어머니는 “SNS로 ‘해당 게시글은 누군가의 음모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며 나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는 한국인들과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며 “그들이 왜 그녀의 편을 들어주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그들에게 반응하지 말라는 경찰에 조언에 따라 현재 일체 답하고 있지 않다.

A씨로부터 압수한 컴퓨터와 하드 드라이브 등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 중인 호주 연방 경찰은 A씨의 혐의를 입증할 방대한 양의 증거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자신의 혐의를 반박할 새로운 증거물을 제출하지 않는 이상 그녀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구속 수사를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