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임대료 평균 평당 332만원 장사는 안되는데 임대료는 그대로 감당못한 상점들 떠나 곳곳 빈자리 사드해빙 타고 권리금도 천정부지

“훈풍 그런거 없어요. 외국인 관광객이 하나 둘 늘긴 했겠죠. 그래도 임대료가 워낙 비싸야죠.” (명동 화장품 편집숍 사장 A씨)

‘기약없는 훈풍’ 앞에서 명동상권은 ‘희망고문’ 중이다. 중국정부가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언급하며 한한령(寒韓令)의 중단을 약속한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조치는 ‘함흥차사’다. 여기에 엔저현상 탓에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도 뜸하다. 관광특구 명동의 매출을 구성했던 최다 국적 2개가 사라졌다.

그럼에도 상인들이 부담하고 있는 임대료는 여전하다. 상인들은 떠나고 있다. 명동상권은 주변부를 중심으로 비어가는 중이다. 요우커가 아직 돌아오지 않아 한적한 거리에 남아있는 상인들도 매출 하락과 여전한 임대료에 ‘시름시름’ 앓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연례보고서에서 명동은 지난 2017년도 2분기 세계에서 8번째로 임대료가 비싼 동네로 집계됐다. 이는 요우커, 일본인 관광객 감소와 겹쳐 명동 상인들을 힘들게 하는 문제다. 한적한 명동 거리의 모습.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연례보고서에서 명동은 지난 2017년도 2분기 세계에서 8번째로 임대료가 비싼 동네로 집계됐다. 이는 요우커, 일본인 관광객 감소와 겹쳐 명동 상인들을 힘들게 하는 문제다. 한적한 명동 거리의 모습.

23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연례보고서 ‘세계의 주요 번화가(Main Streets Across the World 2017)’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명동은 전세계 68개국 481개 쇼핑지역 중에서 임대료 순위 8위에 올랐다.

명동은 연간 1제곱피트(1 ft²ㆍ약 0.02평) 당 평균 임대료가 914달러(한화 약 99만7000원)에 달했다. 1평 기준(약 40 ft²) 월 임대료는 약 332만5000원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도 명동은 세계 8위, 지난 2015년 조사 9위에 이어 오른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2분기는 중국정부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이 한창이던 시절임에도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명동 임대료는 도쿄 긴자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뮌헨과 베이징, 취리히, 비엔나 등 대표적인 관광도시 번화가 임대료 수준을 크게 앞질렀다. 쿠시먼앤웨이크필드도 보고서를 통해서 “요우커 감소로 주요 거리의 임대료 성장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명동과 강남은 비싼 거리로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겼지만 높은 임대료로 인해 상인들이 떠나면서 명동거리는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임대료를 이기지 못해 나가는 사무실과 상점들이 많은데 그 빈자리를 채우는 사업자는 없는 상황이다. 또 훈풍 분위기 속에 ‘상인들 속모르고’ 쑥쑥 오르는 부동산 권리금은 또 다른 원망 소재가 된다. 대개 1억에 달했던 일부 가게들의 권리금은 최근 사드 훈풍분위기가 불게 된 이후 2억원 수준으로 치솟았다.

상인들은 울상이다. 명동 주변부에 위치한 음식점 사장 강모(56ㆍ여)씨는 “매출이 실제로 많이 안나온다”면서 “우리가게는 고층에 있어서 임대료가 조금 싼편인데, 길가에 있는 가게들은 지금 상황을 많이 버티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명동 분식 노점상 최모(36)씨도 “장사가 예전만큼 안되는 것 같다”면서 “깃발부대가 돌아온다는 소식만 들릴뿐 아직까진 차도가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기약없는 훈풍이 ‘훈풍설(?)’로 그칠 조짐도 보인다. 중국 정부의 별다른 조치가 없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가 개선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유통업계 전반은 내다보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한중 관계가 개선국면을 맞았다고 해도, 단체관광객 예약을 받고 실제 한국에 방문하기까진 최소 3개월이 걸린다”면서 “그렇다고 지금 단체관광객 예약이 폭주하는 상황도 아니어서 상황 개선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국관광공사측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공사 한 관계자는 “아직 단체비자가 풀린 상황이 아니라 요우커 단체관광객이나 인센티브 관광객이 오는 것은 확실히 감지된 바 없다”면서 “ ‘업계에 따라서 내달 비자가 풀린다’, ‘내년도에 풀린다’ 하는 추측만 난무할 뿐”이라고 했다.

김성우 기자/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