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원화가치와 유가ㆍ금리가 트리플 강세를 보이는 이른바 ‘신3고(新3高)’ 현상이 힘겨운 회복을 보이고 있는 우리경제의 새로운 복병으로 떠올랐다. 과거 1980~1990년대에도 이들 세 경제변수가 동반강세를 보인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우리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일자리 사정 등 민생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타나는 것이라 타격이 확대될 수 있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서 최근 우리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하고 있는 수출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고, 유가가 급등하면서 기업의 생산비용을 증가시키고 전체 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금리가 오르면서 기업과 가계의 금융부담을 가중시키고 실질 가처분소득을 감소시켜 생산과 소비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수출과 생산ㆍ투자ㆍ소비 모두가 부담을 받는 것이다.

무엇보다 원화가치는우리경제의 회복과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사정이 좋아지면서 환율이 급락한 것이다. 지난주말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말 이후 1년2개월만에 처음으로 1100원선 아래로 떨어진 후 주초인 20일에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연초 이후 달러화 대비 원화 절상률은 9.7%로, 경쟁국인 일본 엔화(3.5%)나 중국 위안화(4.8%)보다 2배 높다.

유가는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수요증가, 산유국들의 감산 등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지난해 2월 배럴당 26달러를 저점으로 상승세를 지속해 지난달말 한때 6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주말엔 56달러선에서 거래돼, 최근 1년10개월 사이에 2배 이상 오른 상태다. 한국의 원유 의존도가 높은 두바이유는 이미 6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금리의 경우 시장 실세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미국 등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태다. 한국은행은 이달말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미국은 다음달 중순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 회의에서 각각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많다.

문제는 이러한 신3고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기사이클 상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다. 이들 주요 경제변수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지만, 우리경제의 회복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우리경제는 12개월 연속 증가한 수출을 기반으로 힘겨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와 일자리 등 서민경제엔 아직 온기가 확산되지 못한 상태다. 올해는 3%대 성장이 확실시되지만, 내년에는 2%대 후반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측이다. 이런 상태에서 대내외 경제 악재들이 겹칠 경우 회복세가 조기에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로서도 대응수단이 만만찮다. 환율의 급변동을 억제하기 위한 구두개입 등 이른바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과 중소기업에 대한 환변동 보험료 할인, 가계부채 등 모니터링 강화 등에 나서고 있지만, 신3고의 큰 파도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