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배려하는 디자인·타산업간 융합 등 토의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티켓부스 주변 북적 티켓 매진에 아쉬운 발걸음 돌리는 사례 속출 “헤럴드디자인포럼은 무게감·전문성 있는 행사”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 싸늘한 아침공기도 ‘헤럴드디자인포럼 2017’의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행사 시작 두 시간도 더 전부터 티켓부스를 두드리는 참가자에서부터 멀리 말레이시아와 부산에서 먼 길을 마다않고 달려온 참가자까지….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명강의를 듣기 위해 곳곳에서 몰려든 참가자들의 열정이 행사장 곳곳을 달궜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헤럴드디자인포럼 2017’(이하 디자인포럼)이 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건축가, 정보기술(IT)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여 인간을 배려하는 디자인, 디자인과 타산업간의 융합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참가자들은 이른 아침시간부터 행사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다소 쌀쌀한 아침 기온에 저마다 옷깃을 여미며 발걸음을 재촉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행사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부터 이미 1층 티켓부스 주변은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메인행사가 열리는 다이너스티홀 근처 로비는 행사시간이 다가올수록 사람들이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행사 시작을 기다리며 함께 온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이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다.
심지어 디자인포럼 참가를 위해 바다 건너 말레이시아에서 날아온 참가자도 있었다. 히잡을 써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한 눈에 띈 말레이시아 마이크리에이티브 벤처 소속 사라 아티라(Sara Athira)씨는 “디자인포럼에 참가하려고 말레이시아 정부의 후원을 받아 혼자서 한국까지 왔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올라온 참가자도 있었다. 부산디자인센터에서 코리아디자인멤버십(KDM) 활동을 하고 있는 대학생 한지희(22)씨는 일찌감치 행사장 앞자리에 자리를 잡고 강연을 기다렸다. 그는 “10월 중순경 페이스북에서 디자인포럼 행사 정보를 접하고 꼭 참가하고 싶어서 올라왔다”며 “신발 디자인쪽에 관심이 많아 석용배 디자이너의 강연을 기대하고 왔다”고 말했다.
티켓 매진으로 아쉽게 발걸음을 돌리는 사례도 속출했다. 디자인포럼 사무국 관계자는 “티켓부스가 오픈하기도 전인 새벽 6시45분에 현장등록을 신청한 여성분도 있었다”며 “첫 번째 현장 입장 신청이었으나 티켓 매진으로 결국 입장을 못했다”고 말했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학생 이지영(24)씨도 “친구와 함께 현장 예매를 위해 행사장을 찾았으나 전석 매진으로 표를 구하지 못했다”며 “사전예매 취소표가 생기면 들어가려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꼭 들어보고 싶은 포럼인데 미리 예매하지 못해 아쉽다”고 간절한 얼굴을 했다.
행사장 앞자리는 대부분 학생들이 차지했다. 디자인포럼은 학생들에게 인기 만점인 행사로도 유명하다.
대학원생 허진원(29)씨는 “디자인포럼은 다양한 디자이너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라 학생들에게 아주 좋은 기회”라며 “개인적으로는 후카사와 나오토, 성정기 디자이너의 강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대학원생 권태영(27)씨 역시 “몇 년 전 안도 다다오가 강연자로 왔을 때도 참가한 적이 있었다”며 “올해 가장 기대되는 연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카르메 피젬”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단체로 참가했다가 올해는 아예 서포터즈로 참가한 학생도 있었다. 대학생 이경신(22)씨는 “지난해 단체로 디자인포럼에 참가했을 때 너무 인상적이고 좋았던 터라 올해는 직접 서포터즈를 신청했다”며 “올해는 졸업반이라 연사들의 강연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2층 행사장 앞에서는 이번 포럼에 참가하는 디자이너들의 물품이 전시된 ‘사일런트 옥션’ 행사장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이곳에 전시된 클라우디오 벨리니, 석용배, 아르나우트 다익스트라-헬링하 작가의 작품을 하나하나 둘러보며 사진을 찍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전시된 작품은 이벤트 경매를 통해 판매되며 수익금은 사회 복지단체에 기부된다.
디자인포럼은 디자인 업계에서도 소비자에게 한층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디자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빌리티 브랜드 ‘부가부’의 정윤구(33)씨는 “헤럴드디자인포럼은 아무래도 무게감, 전문성이 있는 행사인데다 연사들의 명성도 상당하다”며 “디자인 업계 입장에서도 디자이너들의 전문성과 열정을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정윤희ㆍ손미정 기자yun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