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은 바른정당, 한국당-국민의당 사이 갈등 계속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바른정당 9명이 탈당을 선언하면서 정치지형 개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체 의원 절반에 달하는 인원이 빠져나가면서 독자생존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현실 정치에서 원내교섭단체란 타이틀을 뺏긴 바른정당 자강파에게 남은 무기는 ‘명분’뿐이다.
남은 11명은 통합전대파와 자강파로 나뉜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필두로 자유한국당과의 궁극적인 통합을 모델로 하는 통합전대파는 전당대회 연기를 주장한다. 김세연 정책위의장 등이 이에 동조했다. 전대 사수를 주장하는 자강파와는 결이 다르다.
통합 전당대회가 어그러지면 보수대통합이란 목표를 위해 남은 선택지는 2차 복당이다. 통합전대가 통합을 기본으로 나온 주장이란 점에서 결국 복귀 순서로 들어가지 않겠느냐는 추측이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탈당이란 명분에도 복귀 열차에 탑승하지 않은 통합전대파가 앞으로 어떤 명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서청원ㆍ최경환 의원 등 핵심 친박계를 쳐내는 모습이 가장 좋을 수 있으나, 한국당 입장에서는 정치적 부담감이 너무 크다. 2/3 이상 의원 동의를 얻어야 하는 한국당이 두 의원을 자르기는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대다수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추가 탈당할지는 모르겠다”며 “애초에 그들도 탈당에 반대했기 때문에 이번에 나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도 “전당대회 때문에 당이 깨지는 것을 막고자 연기를 주장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치를 것인가는 또 다른 의문이다. 자강파는 애초 ‘당원과의 약속’이라면서 예정대로 전당대회를 치르자는 입장이었지만, 당의 얼굴격인 대표까지 탈당 의사를 시사한 상황이다.
정운천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쪼개진 상태에서 전당대회를 하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다”고 밝혔다. 정병국 의원도 “당이 깨지면 전당대회가 의미가 있겠느냐”고 했다. 탈당으로 말미암아 지도부조차 꾸리기 어려운 상태인 셈이다.
국민의당과의 통합도 힘들다. 애초 자강파에서 보수대통합에 대한 대안격으로 급부상한 모델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중도연합’을 표방하면서 논의가 진행됐지만, 양당 내부에서 파열음이 나면서 일단 정지한 상태다. 한번 좌초된 통합설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힘을 받기는 어렵다. 한국당에서 파생된 바른정당, 민주당에서 떨어져나온 국민의당이란 근본적 성격이 가장 큰 문제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 등과 모임을 하는 하 최고위원은 “선거연대까지는 할 수 있다는 문을 열어놨다”면서도 “국민의당은 호남이 중심이고 바른정당은 영남에 영향권 아래에 있어서 서로 불신이 강하다”고 했다. 하 최고위원은 “그게 뭐 하루 이틀 해서 해결될 사이가 아니다”며 “지금 단계서 통합이란 말을 빠르다”고 했다.
결국, 남은 바른정당 의원은 한국당과도 국민의당과도 함께하기는 어렵다. 현실 정치지형에서 고립된 그들에겐 결국 명분만이 남았다. 유 후보는 앞서 정견발표에서 “당 대표가 돼서 바른정당을 지키고 보수의 새 희망을 지키는 데 제 생명을 바치겠다”며 “쉽고 편하게 죽는 길을 가지 말자. 어려워도 반드시 극복해서 진짜 사는 길로 여러분을 안내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