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 재고·마진 걱정 없고 소비자 ‘희소상품 획득’ 만족감 게임기·에어프라이어·면도기 등 대형유통가, 한정판 마케팅 활발

한정판은 때론 ‘윈윈(Win-Win)’이 될 수 있다. 상술과 마케팅이 녹아있지만,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이 될 때도 있다.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질때 그렇다.

판매자 입장에서 한정판 상품은 마진 걱정이 없다. 주로 예약판매 형식으로 상품을 내놓기 때문에 예약이 들어온 만큼만 상품을 생산하거나 수입해오면 된다. 소비자가 많을 것 같지 않은 ‘마니아 선호’ 제품들이라도 한정판 예약판매를 진행하면 손해볼 걱정 없이 쉽게 판매할 수 있다.

반면에 소비자는 ‘희소한 상품 획득’의 기회를 얻는다. 한정판은 어디서 쉽게 구하기 힘든 제품들이다. 시장에서 희소성은 곧 상품의 높은 가치를 의미한다. 한정판 제품들이 종종 재태크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통업계에 ‘한정판 바람’이 불고 있다.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 한정판 피규어와 게임기, 연예인 화보집부터 에어프라이어와 면도기 등 일상 제품까지 총망라한다. 유통업계의 한정판 마케팅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매점 곳곳에 발품을 파는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한정판 제품들은 어느새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이템이 돼 버렸다. 이들 제품이 판매되는 곳에서는 항상 매진 사례가 뒤따른다. 한정판이 유통업계의 ‘킬러콘텐츠’로 부상한 셈이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서 닌텐도 스위치가 예약판매를 진행했다. 이것 역시 한정판이다.

이 제품은 세계적인 게임기 제조업체 닌텐도가 지난 3월 발매한 제품이다. 일본과 북미에서 처음 발매되며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한국에는 조금 늦게, 지난 3일 상륙했다. 이마트ㆍ홈플러스ㆍ롯데마트 3사, 그리고 온라인쇼핑몰에서는 35만~45만원대, 싸지 않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시선은 한꺼번에 쏠렸다.

수령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그런데도 반응이 뜨겁다. 일선 매장들에선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사람들이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중소규모 온라인쇼핑몰에선 이미 준비된 상품이 매진됐다. 업체들이 강화유리와 충전기, 상품권 등 갖은 사은품을 닌텐도 스위치에 얹어서 판매한 것과 닌텐도의 인기가 동시에 겹쳐 발생한 결과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 제품은 소비자들이 예약한 수량만큼 물건을 들여오는 한정판 상품”이라면서 “현재 많은 소비자들이 매장에 몰리며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이마트가 트레이더스 매장 12곳에서 판매한 자체개발 ‘에어프라이어 플러스’도 지난달 26~28일 3일만에 3000대 물량이 완판됐다. 지난 7월 트레이더스가 자체 브랜드(PL)로 내놓은 에어프라이어 플러스는 출시 74일만에 초도 물량 7000대가 모두 판매됐다. 이어 준비된 추가수량도 얼마안돼 모두 판매가 이뤄진 것이다. 6일부터 2500대 한정물량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지만, 물량이 빠른 시일안에 매진될 가능성이 높다.

한정판 피규어들도 인기가 뜨겁다. 롯데마트는 지난 7월 40cm 크기의 로보트 태권브이 피규어를 선보였고, 상품을 완판했다. 미니소는 지난 9월 준비한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피규어를 단 하루만에 완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계가 과거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팔 수 있는 상품만을 추구했지만, 이제 특정 계층 소비자를 겨냥한 타깃 마케팅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며 “한정판 상품 예약판매의 인기는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