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아베 ‘인도-태평양 전략’ 미일동맹 긴밀관계 구축 가능성
美·中 사이 균형관계 ‘文의 구상’ 실패땐 ‘코리아패싱’ 이어질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가 북한을 넘어 중국을 겨냥한 대대적인 대(對) 아시아 정책 변화를 예고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균형외교’가 시동도 걸기 전에 제동이 걸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ㆍ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의 주요외신은 6일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대북압박 강화와 중국 견제를 목표로 하는 새 외교안보전략인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이 아베 총리가 제안한 구상인 점을 고려하면 미일 동맹체제는 향후 보다 더 긴밀한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8월 아베 총리는 케냐에서 열린 아프리카 개발회의 기조연설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이라는 개념을 소개한 바 있다.
문제는 ‘인도-태펴양 전략’ 속 한국의 입지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이 바뀌면 한국의 역내 영향력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당장 문재인 정부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를 추가배치하지 않고 △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계에 편입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발전시키지 않겠다는 ‘3No’원칙을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원칙이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중시하는 ‘균형외교’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워싱턴가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내 보수야당도 자칫 한미 간 엇박자로 비칠 수 있다며 ‘시대착오적인 광해군 코스프레’라고 비판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 이후 이명박ㆍ박근혜 보수정권도 균형외교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읽어내지 못한 탓이었다.
코리아패싱론의 탄생배경은 균형외교의 실패가 가져올 수 있는 파장을 시사한다. 코리아패싱론은 지난 2015년 ‘실용적 균형외교’를 외치며 중국과의 관계를 대폭개선하고 나섰던 박근혜 정부 때 탄생했다. 한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중국 사이의 ‘등거리 외교’를 펼치려하자 일본은 발빠르게 코리아패싱론 확산에 나섰다. 일본 학자들은 미국 싱크탱크들을 대상으로 한국이 중국에 너무 경도되려고 한다며 미ㆍ일ㆍ호주 삼각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오바마 정부는 호주에서 66년 만에 미군기지를 다시 만들고 미국ㆍ인도ㆍ일본ㆍ호주 4자 안보대화를 재추진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국을 안보축에서 배제하고 나섰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ㆍ일 안보협력이 더 강화되면서 중국은 더 압박을 받을 것이고, (우리 정부는) 여기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미ㆍ일ㆍ인도 또는 미ㆍ일ㆍ호주 중심의 삼각동맹 체제가 형성된다면 미국에게 한국과의 안보동맹은 북한이라는 변수를 제외하면 중요한 변수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ㆍ일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체화하면 할 수록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의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ㆍ한국배제론)이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러나 북핵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대미ㆍ대중 외교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균형외교는 한·미동맹에 근간을 두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과거 노무현 정부 때의 기계적 ‘균형자론’과 다르다”며 “미국도 사드 문제를 사실상 봉인한 한국의 입장에 공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북아 중심인 한국이 미중관계에 기여할 여지가 오히려 많아졌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 목표는 ‘북한 비핵화와 국제사회 결의 강화’다. 이를 위해선 중국의 역할을 이끌어내야한다. 문재인 정부의 균형외교 성패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순방과 오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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