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KODEX200 TR…’ 상장계획 미래 ‘TIGER200’ TR전환 대응

삼성측 “전혀 다른 상품” 주장에 미래에셋 “유례 없는 특혜” 비판 업계, 과세체계 정비 등 필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조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TIGER200’ 상장지수펀드(ETF)의 기초지수를 기존 ‘코스피200’에서 ‘코스피200 TR’ 지수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달 말 총수익지수(TRㆍTotal Return) 방식으로 ETF를 상장할 계획인 삼성자산운용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관측돼 이목이 쏠린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자사의 대표 ETF ‘TIGER200’의 기초지수를 기존 ‘코스피200’에서 ‘코스피200 TR’ 지수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국세청에 관련 세법 해석을 질의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미래에셋이 초강수를 둔 배경에는 삼성의 독주가 있다. 국내 ETF시장에서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운용은 ‘KODEX200 TR ETF’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했다고 지난 9월 공시했다. 이 상품은 가격지수(PRㆍPrice Return)인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기존 ETF와 달리 국내 최초로 코스피200 TR지수를 추종하는 ETF다. PR방식은 매년 4월 ETF가 담고 있는 종목이 지급하는 배당금을 분배금으로 돌려주지만, TR방식은 배당금을 재투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해외에는 TR이 보편적이다.

TR ETF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입장이 나뉘었다. 삼성은 TR과 PR은 장기 수익률이 차이가 나는 데다 과세방식, 보수체계가 달라 전혀 다른 상품이라고 주장한다. 삼성은 KODEX200 TR ETF의 운용보수를 기존 0.15%보다 낮은 0.05%로 제시했다. 따라서 ‘KODEX200 TR’을 새로이 상장해 ‘KODEX200’과 함께 두 개로 분리해 운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은 TR과 PR의 성과 상관계수는 1로 같고 보수만 달라 투자자들에게 엉뚱한 피해만 가져다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해외에는 TR과 PR이 중복상장된 사례는 없다고 강조한다. 결국 투자자 보호와 업계발전 등을 고려할 때 ‘TIGER200’을 ‘TIGER200 TR’로 전환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초지수 변경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소득세법시행령 제26조의2’ 등에 따르면 주식의 가격만을 기반으로 한 국내주식형ETF 외에 나머지 상품에는 보유기간과세가 적용된다. 파생상품형, 해외지수형 ETF 등에는 보유기간 동안 발생한 이익에 대해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삼성은 TR방식의 ETF는 분배금 재투자 수익을 반영하는 만큼 ‘과표기준’이 아닌 ‘보유기간과세’를 적용해야 한다고 봤다.

미래에셋은 TR도 기존 PR과 마찬가지로 ‘과표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분배금을 수령하는 것과 재투자는 사실상 같은 데다 TR과 PR지수의 움직임이 일치한다는 것이 그 근거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법원은 기존 과세관청의 해석과 달리 골드뱅킹에 소득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판결을 내린 바 있다”며 “TR이 처음으로 출시되는 만큼 적용할 과세체계도 새롭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TR과 PR의 과세기준이 통일된다면 ETF 기초지수 변경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5년 한화자산운용은 ‘ARIRANG MSCI AC World’ ETF의 기초지수를 기존 TR에서 PR로 전환한 바 있다. 다만 미래에셋을 제외한 다른 운용사들은 경과를 지켜본 뒤 TR전환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