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40조 공급전제...계획은 30조 금융위·주금공 “건전성 때문에” 국회예산정책처 “괜찮은데 굳이”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정부가 정책모기지의 혜택을 서민·실수요자에 집중시키는 대신 총 공급량은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가운데, 주택금융공사에 1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신규 출자키로 해 예산심사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금융위는 내년도 예산안에 주금공 지원용 출자예산 1000억원을 새로 반영했다. 주금공은 디딤돌대출과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을 기초로 유동화증권(MBS)을 발행하고 이에 대한 지급보증을 선다. 최근 정책모기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MBS 지급보증 잔액이 늘어 자기자본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위와 주금공의 입장이다.

주금공은 관련법에 의거해 지급보증배수(지급보증액÷자기자본)를 50배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기관의 재무건전성을 위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주금공의 지급보증배수는 40.9배(잔액 100조 4532억원, 자기자본 2조 4531억원) 수준이었다.

“올해와 내년 각 40조원의 MBS를 발행할 경우 지급보증배수가 각 46.9배, 49.5배까지 올라가므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는 게 양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정부 주택금융정책의 방향이 ‘서민·실수요자에 혜택이 집중되도록 하되, 전체 규모는 줄이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주금공은 2018부터 2022년까지 연간 정책모기지 예상 공급액을 30조원으로 설정한 중장기 경영목표를 지난달 22일 이사회에서 채택했다. 정부예산 출자의 근거와 향후 실행계획이 서로 어긋난 셈이다.

정책모기지 공급 규모는 지난 8·2 대책 발표 이후 크게 줄고 있다. 지난 3월 3조 7640억원에 달했던 주금공의 전체 정책모기지 공급규모는 8월 들어 1조 8333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올들어 8월까지 누적 정책모기지 공급실적은 22조원 규모에 불과하다. 10.24 대책으로 주담대의 문이 더욱 좁아진 것을 고려하면 정책모기지 공급 감소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제동을 건 것은 국회 예산정책처다.

예정처는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등을 감안할 때 정책모기지 수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향후 글로벌 양적완화 축소를 위한 미국의 금리인상 등 대내외 위험요인 증가 가능성은 금융위와 주금공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10.24 대책에 5000억원 규모로 반영된 ‘제2금융권 주담대 안심전환’ 사업 확대 시에도 정부출자 타당성이 높아진다. 지난 2015년 31조 7000억원 안심전환대출 실행했을 때도 일시적으로 MBS 발행 규모가 급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