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모비스 앰프 첫 글로벌 수주 기록 - 볼보級 고급 크로스오버에 탑재 전망 - 중국 럭셔리 친환경차에 핵심 조향장치도 납품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현대모비스가 최근 중국 최대 민영자동차업체 지리(Geely)자동차그룹으로부터 음향 핵심부품을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개월 동안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이 노골적으로 작용하며 국내 기업들에 직격탄이 된 가운데서도,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부품경쟁력으로 이 같은 수주 실적을 달성해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지리자동차 프리미엄 차량에 앰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현대모비스가 현대ㆍ기아차 외에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앰프 공급을 수주한 첫 사례다.
앰프는 전기신호를 증폭시키는 기본적인 기능 외에도 CD, FM, AM, DMB, 블루투스 등 음향소스에 따라 보정작업을 하고 각 스피커로 신호를 보내는 배분기능까지 담당하는 등 사운드 시스템의 ‘두뇌’ 역할을 한다. 앰프 성능이 좋을수록 사운드 질은 더욱 향상돼 자동차업계서는 앰프를 음향장치 핵심부품으로 꼽는다.
시장 조사기관인 IHS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차량용 프리미엄 사운드시장은 2015년 기준 약 10억달러로, 오는 2021년까지 연평균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앰프 역시 시장 전망이 밝은 부품 중 하나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수주를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앰프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지리자동차는 급부상하는 중국 업체기도 하지만 2010년 북유럽의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 볼보를 인수한 기업이기도 하다.
이번 현대모비스가 수주한 앰프는 지리자동차 그룹 내 글로벌 프리미엄 크로스오버 차량에 공급되는 것으로 전해져 현대모비스의 해외 수주 경쟁력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 차량은 볼보와도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현대모비스 위상도 함께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그간 사드보복의 부진을 뚫고 부품수주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현대모비스도 그룹사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부진에 중국 실적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베이징현대모비스는 올 상반기 2조4000억여원 매출액에 920억원 순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매출액은 18%, 순익은 40% 가까이 감소했다.
하지만 이번 지리자동차 앰프 수주와 함께 현대모비스는 다른 중국 자동차 업체로부터 3건 정도 추가 수주를 기록하면서 향후 실적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도 더욱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현대모비스는 중국계 럭셔리 친환경차에도 조향장치 핵심부품을 공급할 예정이어서 중국 친환경차로도 보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고급차 수요를 겨냥한 모델이어서 현대모비스가 이에 대응하는 고성능 부품을 공급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