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대주주 이사회 구 여권 추천 6명 중 1명 -추가사퇴 혹은 입장 바꾸면 경영진 교체 가능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유의선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가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직 사의를 표명했다. MBC 정상화의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유 교수는 8일 헤럴드경제와 전화통화에서 “오늘 저녁 방문진에 이사직 사임서를 제출할 예정이다”고 했다. 이어 “(MBC 파업) 상황 전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일방적인 메시지 공세로 교육자로서 교육 기능이 훼손되고 있다”며 “학교 이름이 자꾸 거론되면서 이화여대의 명예를 본의 아니게 훼손하는 상황도 발생해 이를 막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유의선, 방문진 이사 사퇴…MBC 정상화 신호탄 될까

유 교수는 구(舊)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추천 인사다.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과 함께 MBC 노조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고 있었다. MBC 사장 후보 면접에서 노조원을 업무에서 배제할 것을 지시하는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 이사장, 김장겸 MBC 사장 등과 함께 고소당하기도 했다. 당시 유 교수는 “노조원들이 편향된 제작물을 가져오는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거냐”고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교수는 이화여대 출신 MBC 사원 17명으로부터 토론 제의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이대 제자들이 공개 토론을 원한다고 하니 대표를 정해서 오면 커피를 마시며 시시비비 가리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유 교수의 사퇴로 MBC 지분의 70%를 가진 방문진 구도도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방문진은 박근혜 정부에서 추천한 정부 여당 측 이사 6명과 당시 야당이 추천한 이사 3명으로 돼 있다.

유 교수 자리에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새 이사를 추천할 수 있다. 방문진 이사회 구조가 5대4로 바뀐다. 유 교수 외에 한 명 더 물러나거나 입장을 바꿀 경우 MBC 경영진을 해임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아직까지 구 여권 추천 이사의 추가 사의 표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교수는 “다른 방문진 이사 분들의 사퇴 의사는 전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유의선, 방문진 이사 사퇴…MBC 정상화 신호탄 될까

7일 열린 방문진 이사회에서도 “임명된 지 6개월 된 사장에게 책임을 묻는 게 적절치 않다”(이인철 이사)는 등 현 경영진에 대한 비호가 이어졌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가 개입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이날 열린 방통위 회의에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왔다”며 “방송정책국에서 실태를 파악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문제인지 조사하고 필요하면 감사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방문진에 공영방송의 목적과 공적 책임을 실현하도록 관리ㆍ감독할 책무가 있음에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해임 조처를 할 수도 있다.

한편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수사를 곧 마무리하고 기소 의견 검찰 송치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