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수조사 당시 ‘문제없다’…추가 조사에서 ‘살충제 검출’ - 생리대 부작용 화학물질 기준 없어…“다른 나라에도 기준없다” - “무엇은 먹어도, 써도 괜찮은지 정확히 알려주지 않아 혼란스럽다”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살충제 계란 사태에 이어 생리대 부작용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생필품에 대한 정부의 엄격한 관리감독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부실조사 논란이 계속되고 위험물질에 대한 검사 기준까지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부 당국이 소비자들의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기준치 이상의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이 당국의 부실조사로 유통되기도 했다. 지난 14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잔류농약 검사를 하던 중 경기 남양주 소재의 농가와 경기 광주 소재의 농가에서 각각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이 검출됐다. 이에 농식품부는 15일 0시부터 전국 산란계 농가의 계란 출하를 전격 중단하고 전수검사에 돌입했다. 사흘이라는 짧은 시간에 전국 농가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면서 부실 조사를 부추겼다. 조사 담당자가 직접 농장을 방문해 시료를 수집하지 않고 농장주들이 제출한 계란으로 검사했다는 주장이 제기 됐고, 이에 결국 농식품부는 121개소에 대해 재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2개의 농장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일부 지자체가 전수조사 과정에서 27종 농약의 표준시약을 모두 갖추고 있지 않아 일부 검사 항목이 누락되기도 했다. 해당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지난 21일 농식품부가 420개 농장을 대상으로 다시 조사를 진행했는데 해당 조사에서도 부적합 농가가 3곳이 추가로 나왔다.
전수조사가 이후 진행된 보완조사에서조차 살충제가 검출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더 증폭됐다. 실제로 추가조사 기간에 검출된 농장의 살충제 계란의 경우 유통이 금지되지 않은 채 유통됐다 뒤늦게 폐기조치 당하기도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살충제 계란 사태는 여러 곳에서 문제가 드러난 심각한 사례”라며 “워낙 상황이 빨리 돌아가서 담당 공무원들이 피로도가 쌓여 고생했겠지만 전문기관으로서 최소한 지켜야 할 기본적인 것들에서도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는 생리대 제품들도 기존 정부 검사에서 안전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일하게 품질 관리를 맡고 있는 정부 조사의 신뢰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전성 논란이 있는 깨끗한나라 릴리안 생리대 4품목에 대해 기존에 진행한 품질관리 기준 검사 결과, 해당 제품들이 안전기준에 적합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릴리안슈퍼롱오버나이트, 릴리안순수한면팬티라이너무향롱, 릴리안팬티라이너베이비파우더향슈퍼롱에이, 릴리안팬티라이너로즈향슈퍼롱 등 4품목에 대해 형광증백제, 산ㆍ알카리, 색소, 포름알데히드, 흡수량, 삼출 등 9개 항목을 조사했고 이에 ‘적합’ 판정을 내렸다. 현재 생리대 부작용 논란의 중심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성분에 대한 기분은 애초부터 들어가있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식약처의 품질검사 기준에 따르면 문제가 되고 있는 생리대의 경우 문제가 없는 제품인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생리대에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관리기준이 마련된 나라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계속되자 식약처는 국내 주요 생리대 제조업체에 대한 현장조사에 들어갔고, 생리대 전수조사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소비자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직장인 고모(27) 씨는 “일회용 생리대가 몸에 안 좋은 건 예전부터 알았고, 최근 사실로 더 확실히 알게돼 당장 사용하기 꺼려진다”면서도 “보통 사람들이 대신 찾는 생리컵, 생리팬티 등은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은 사람에겐 대안이기 힘들다. 공신력 있는 정부도 알려주지 않으니 당장 쓸 게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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