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선거 개입과 여론 조작 등을 지시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진선미 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 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 전 원장의 재판 과정 등에서 밝혀진 지난 2009년 5월부터 2013년 1월까지의 발언 녹취록을 문서로 정리해 배포했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돼 오는 30일 파기환송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진 위원은 “원 전 원장의 녹취록을 보면 얼마나 왜곡된 인식을 갖고 국론분열을 획책했는지 알 수 있다“며 “이는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권유지 목적으로 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배포된 자료에 따르면 ▷젊은층 우군화 전략과 극우단체 양성 지시 ▷선거 개입, 국내정치 적극 개입 지시 ▷MB 정권 홍보 부대, 4대강 실질적 컨트럴 타워 ▷국민 대상, 의식화 작업 지시와 공작 ▷민주노총, 전교조, 시민단체, 종교단체에 대한 지시와 공작 ▷언론에 대한 지시와 공작 ▷인터넷 심리전 강화 지시와 공작 등에서 원 전 원장의 지시 발언이 드러났다.
원 전 원장은 지난 2011년 여권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패배한 직후 “선거에 진 게 1억 피부샵이에요. 딴 게 아니다”라며 “혹세무민 하려는 게 아니고 혹세무민 된 것을 정상화시키라는 얘기야. 그거를 활동을 하고 활동상황을 보고를 해요”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에는 ”‘세종시가 블랙홀이 되어서 다른 지역들은 다 나빠진다’는 식으로 말을 만드는 사람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사람들”이라며 “그냥 가서 쓸데없이 말하는 놈은 한 대씩 먹여버려라. 진짜 그렇게 끌려 다니지 말고 확실하게 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원 전 원장은 지난 2009년 “탈북자라든가 단체를 만듦에 있어서 결국 건전 단체를 우리가 먼저 만들어버려야 견제가 된단 말이야. 그런 방향으로 우리 지부에 외국인들 많은데 있잖아요”라며 “지난 번 보니까 창원도 많은 것 같더라. 창원도 많은 것 같은데 그런 지역에 건전한 단체를 우리가 만들어서 지원해줌으로서 견제를 해야 한다”고 보수 단체 결성을 독려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12년 19대 총선 직후 “금년에 여러 가지 대선도 있고, 또 통진당 13명에, 종북좌파들이 한 40여명이 여의도 진출했다”면서 “이 사람들은 우리나라 정체성을 계속 흔들고, 우리 원을 공격할 것이다. 그 대처도 전 직원이 ‘혼연일체’가 되어서 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원 전 원장은 의식화 및 안보교육에 구체적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지난 2009년 그는 “직장 교육, 그 다음 예비군 교육 등에서 쓸 자료를 필히 잘 만들어서 가지고 그걸 만들어도 국정원 이름으로는 못할 테니까 외부 기관 이름으로 해서 학교나 군에 배포해서 정말 실질적인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란 사람은 햇볕정책 잘해서 (남북관계가)잘 갔는데 이 정부 들어와서 긴장 강화시키는 바람에 북한이 핵 실험 하고 미사일도 발사했다고 한다. 수세적으로 할 게 아니라 우리가 확실한 자료를 만들어서 공세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또 지난 2011년에는 “지난 재보선에서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던 인물이 강원 지사에 당선됐다”며 “이러한 현상은 지역주민 안보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다. 소관 지부장들은 안보의식 제고에 더욱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노총과 전교조, 시민단체, 종교단체에 대한 지시와 공작 발언을 하기도 했다.
원 전 원장은 지난 2009년 “아직도 전교조 등 종북좌파 단체들이 시민단체, 종교단체 등의 허울 뒤에 숨어 활발히 움직이므로, 국가의 중심에서 일한다는 각오로 더욱 분발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같은해 그는 “어떻게 기사가 났는데 다음 보도를 차단시키겠다, 이게 무슨 소리야”라며 “기사가 나는 걸 미리 알고 기사를 못나게 하든지 안 그러면 기사 잘 못쓰고 그런 보도매체를 없애버리고 공작을 하든지, 그런 게 여러분들이 할 일”이라고 언론 조작을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음번에 잘 받기 위해서 어떤 걸 상대해야겠다고 미리 사전에 선제 대응해야 된다”라며 “잘못할 때마다 쥐어 패는 게 정보기관이 할 일이지. 딴 게 정체성이 아니고 그런 게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