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60세 이상 고령층이 취업자 증가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취업자 증가를 주도하고 있지만, 이들의 고용의 질은 최악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문직과 사무직에 종사하던 근로자들이 60세 이후에 단순노무직과 농림어업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의 고용지표가 개선됐지만 고용의 질이 떨어지면서 빈곤율은 높은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27일 국회예산정책처의 ‘60세 이상 고령층의 고용 특징 및 시사점’ 분석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증가분에 대한 60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은 지난 2014년 30%대에서 2015년 50%대로, 2016년 이후엔 7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취업자가 30만명 증가했으나 이 가운데 22만명이 60세 이상으로 전체의 74.6%를 차지했으며, 올 2분기에는 전체 취업자 37만명 가운데 72.2%인 27만명이 60세 이상이었다. 사실상 고령층 취업자가 없었다면 전체 취업자수 증가 규모가 10만명 이내에 머물 정도로 고령층이 취업자수 증가를 주도한 셈이다.
하지만 60세 이상 고령층의 취업의 질은 최악으로 평가된다.
올 2분기를 기준으로 60세 이상 취업자는 총 397만4000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31.3%인 124만5000명이 단순노무 종사자였다. 이러한 단순노무 종사자 비율은 60세 미만 9.9%의 3배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60세 이상 농림어업 종사자도 73만6000명으로 60세 이상 취업자의 18.5%를 차지했다. 이런 비중은 60세 미만 9.9%의 2배에 이르는 것이다.
반면 사무종사자의 경우 60세 이상 취업자가 15만1000명으로 같은 연령층 취업자의 3.8%에 머물렀다. 이는 60세 미만 취업자에서 사무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중 19.8%의 4분의1에 불과한 것이다. 전문직 종사자가 같은 연령대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세 이상이 5.4%로, 60세 미만(23.4%)의 4분의1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관리자(60세 이상 1.3%, 60세 미만 1.1%)와 서비스 종사자(10.8%, 105%), 판매종사자(12.0%, 9.8%), 기능원(9.2%, 7.9%), 장치ㆍ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12.0%, 11.5%) 등의 직업에서는 소폭 증감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60세 이전에 전문가와 사무종사자로 근무하던 근로자들이 정년을 맞거나 조기 퇴직한 이후 단순노무 종사자나 농림어업 종사자 등으로 대거 재취업하면서 이들의 생활형편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셈이다.
2012~2016년 60세 이상 고령층의 실업률은 2.3%로 같은 기간 전체 실업률 평균(3.4%)에 비해 1.1%포인트 낮은 등 고용지표는 양호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질은 최악인 셈이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49.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2.6%의 4배 수준이며, 일본(19.4%), 미국(21.5%), 독일(9.4%), 영국(13.4%) 등 주요국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상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고령 구직자 및 고용시장 특성을 반영한 대책을 마련해 고령층 고용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령층의 빈곤율이 높고 취업자의 상당수가 임시ㆍ일용직 등에 종사하고 있어 실직 후 생계 안정과 재취업 지원의 필요성이 크다”며 “사회보험 강화 등 고령층의 기본생계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처는 이어 “60세 이상의 상당수가 종사하고 있는 자영업자의 빈곤화를 막고 생활보호 등을 위해 관련 사회보장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고령 자영업자에 대해 고용보험료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영세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을 제고하고 실업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