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복합몰 트렌드에 가세 타고·읽고·보고·듣고… 대형마트 너도나도 체험공간 드론·RC카·피큐어 즐기기 이마트타운 방문객 20% 증가
“여기 너무 재미있어요. 저쪽 가면 레고도 갖고 놀 수 있고, 내일도 또 오고 싶어요”
연일 30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10일. 더위를 식히기 위해 부모님과 함께 서울 서초구의 롯데마트를 찾은 정시후(11) 군은 ‘몰캉스(쇼핑몰+바캉스)’에 푹 빠졌다. 엄마가 장을 보는 동안 공원처럼 조성된 ‘어반 포레스트’에서 휴식을 취하고, 완구매장 ‘토이저러스’에서 직접 레고를 조립했다. 마트 곳곳을 분주하게 누비니, 눈깜짝할 새에 1시간이 지났다.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백화점이나 쇼핑몰 뿐 아니라 대형마트도 ‘몰캉스족’을 유인하기 위한 체험공간 마련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문을 연 롯데마트 서초점은 각종 특화 매장들에 체험형 요소를 결합했다. 매장 1층에는 앞서 서울 영등포 양평점에서 선보였던 도심 속 쉼터 콘셉트의 ‘어반포레스트’가 그대로 들여왔다. 나무, 담쟁이 넝쿨이 실내를 감싸며 편안한 정취를 자아내고 고객들은 푹신한 소파에 앉아 피로를 녹인다.
휴식 공간과 연결된 완구전문 매장 ‘토이저러스’에는 장난감을 갖고 놀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잉꼬앵무, 하늘다람쥐 등 희귀 동물을 볼 수 있는 ‘펫 가든’도 인기다.
이마트가 지난 2015년 6월 일산 킨텍스점을 시작으로 선보인 복합쇼핑공간 ‘이마트타운’도 체험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 가전매장 ‘일렉트로마트’에서 드론과 피규어, 무선조종자동차(RC카) 등을 직접 만져보고 체험해볼 수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 7월, 이마트타운을 찾은 방문객은 6월보다 20% 증가했고, 매출 역시 15% 올랐다.
대형 마트가 최근 단순 쇼핑공간을 넘어서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백화점과 복합 쇼핑몰의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몰캉스 명소’로 불리는 스타필드 코엑스몰, 롯데월드타워, 현대아이파크몰 등도 도심 속 피서객들로 가득하다. 스타필드 코엑스몰의 ‘별마당 도서관’은 지난 10일 ‘몰캉스족’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고객들은 13m 높이의 층고와 복층 서재의 아늑한 인테리어 속에서 책장을 넘기며 여유를 만끽했다.
HDC현대아이파크몰도 ‘CGV용산아이파크몰’을 재오픈하면서 VR 기술을 이용한 체험공간을 설치했다. 고객들은 ‘VR 슈팅 게임’과 ‘V Busters’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탈피해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롯데월드타워도 각종 볼거리로 ‘몰캉스족‘을 유인하면서 일평균 방문객 수가 지난달 12만6000명에서 이달(1일~9일 기준) 16만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같은 체험 공간 조성을 통한 ‘집객 효과’가 직접적인 매출로는 연결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장의 객단가는 높아도, 투입된 금액과 면적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 교외에 위치한 복합쇼핑몰들은 큰 면적 탓에 건설비용이 약 1조원에 육박하는 경우도 많다. 반면에 서울교외에 대형마트 1개를 건설하는 데는 약 500억~700억원(9000~1만2000㎡기준)의 금액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상품’대신 ‘유희’를 판다는 콘셉트 자체가 매출과는 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냐”면서 “기존 점포보다 큰 매장을 구성하는 데 여기따른 수익성은 아직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로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