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햄버거, 기준치 3배 식중독균 -맥도날드, 소비자원 조사절차 오류 주장 -소비자원 조사원, 검사절차 지키지 않아 -CCTV 확인결과 냉장, 밀폐원칙 불이행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맥도날드 햄버거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여론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10일 소비자원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6개 업체의 24개 제품과 편의점 5개 업체 14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용혈성요독증후군(햄버거병)을 유발하는 장출혈성 대장균은 검출되지 않았지만, 맥도날드의 불고기버거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치(100/g 이하)의 3배 이상(340/g) 초과 검출됐다고 밝혔다.
같은날, 맥도날드가 한국소비자원을 상대로 낸 햄버거 위생실태 조사결과 법원이 공표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다.
여론은 악화됐다. 맥도날드가 대장균을 감추기 위해 소비자원을 ‘입막음’했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소비자원의 오류가 숨어있다.
맥도날드는 대장균 검출 결과에 유감스러운 입장을 표시했다. 소비자원이 식품위생법상 미생물 검사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기에 이번 검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식품위생감시원이 발간한 교육교재(2017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행)에 따르면 조사원은 ▷업소 출입 검사시 반드시 신분증을 제시하고, 방문목적을 밝혀야 하며 ▷미생물 검사를 위한 검체채취와 운반과정에서 멸균상태를 유지하고 ▷검체를 채취, 운송, 보관하는 때에는 채취 당시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밀폐되는 용기ㆍ포장 등을 사용하며 ▷검체를 멸균용기에 무균적으로 채취해 저온(5℃± 3이하)을 유지시키면서 24시간 이내에 검사기관에 운반해야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맥도날드 측이 공개한 CCTV 확인결과 조사원은 이를 모두 지키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조사원이 해당 매장(강남점)에 방문 목적을 밝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반 고객과 마찬가지로 햄버거가 담긴 종이봉투를 들고 상온 상태에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기본 절차를 모두 무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 측은 “이번 시험은 사전에 최단거리 구매 동선을 계획하고 햄버거를 구입했다”며 “4시간도 되지 않아 식약처 공인 검사기관에 시료를 인계했다”고 주장했다. 또 “햄버거 구입후 2∼3분 이동해 매장 130m거리에 있던 차량에 냉장 보관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원은 해당 조사원이 검체 재취 교육을 받은 훈련된 인원인지 파악해달라는 맥도날드의 요구에도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맥도날드 햄버거에서 검출됐다는 황색포도상구균은 공기, 토양 등 자연계에 널리 분포한다. 사람의 손과 피부에도 상재하고 있어 쉽게 오염, 전파된다. 때문에 증식 가능성을 배제하려면 식품위생법에 따른 절차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소비자원은 지난 2015년에도 ‘가짜 백수오’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소비자원은 백수오 제품 32개의 성분을 검사한 결과 21개 제품에서 식품 원료로 인정되지 않는 이엽우피소가 혼입돼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인체 유해성 논란으로 번졌다.
소비자원은 내츄럴엔도텍을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등에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검찰은 이엽우피소를 고의로 혼입했거나 이를 묵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 무혐의 처리했다. 결국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소비자원이 ‘가짜 백수오’라고 지칭하면서 백수오 재배 농가·업체들이 큰 피해를 봤다”며 이날 서울남부지검에 소비자원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엽우피소가 단순 혼입’일 뿐인데도 ‘가짜’라는 명칭을 사용해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소비자원의 문제제기로 주식시장을 비롯해 홈쇼핑, 건강기능식품업체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식품법률연구소 김태민 변호사도 소비자원의 조사절차의 오류에 대해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소비자원이 지방자치단체 등 식품위생감시 권한이 있는 기관에 의뢰하지 않고 직접 햄버거를 수거하여 검사했다면, 식품위생법의 ‘식품의 기준 및 규격 규정된 법령’을 위반한 것”이라며 “권한을 갖춘 기관에 의한 재수거 및 재검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생물 검출문제는 밀봉과 온도관리가 중요해 검체수거 절차가 시험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므로 적법절차 준수여부가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소비자원과 시민단체들이 무분별한 검체 채취 및 수거 검사와 편집적 보도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또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이슈가된 맥도날드가 위생관리 콘트롤의 타깃이 되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관련업계 한 전문가는 “식품위생과 관련한 잘못된 위해성 정보는 소비자의 혼란과 불안을 가중시킨다”며 “식품산업 전반의 불신을 초래해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