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자녀 둔 주부 사이, 햄버거 공포확산 -업계 타격, 롯데리아도 주말 매출 20% ‘뚝’ -여론, 맥도날드 ‘도의적 책임’ 보상해야 -“원인 밝혀지지 않았는데 지나치다” 경계론도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1. 6살 아들을 둔 김지영(36) 씨는 요즘 걱정이 늘었다. 김 씨는 “아이는 햄버거를 사달라고 조르는데, 햄버거병 뉴스를 보고 불안해서 먹일 수가 없다”며 “아직 햄버거가 원인으로 밝혀지진 않았지만 찜찜한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당분간 햄버거 가게는 얼씬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2. 초등생 두 아이를 둔 이가영(39) 씨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이 씨는 “맘카페 엄마들 사이에선 애들에게 ‘햄버거 먹으면 큰일난다’고 주입시키자는 말이 나온다”며 “패스트푸드를 먹겠다면 차라리 피자나 치킨을 시켜주고 있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맥도날드 매장. 저녁식사 시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맥도날드 매장. 저녁식사 시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이른바 ‘맥도날드 햄버거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햄버거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고기패티가 덜 익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4세 여아가 용혈성요독증후군(HUSㆍ햄버거병)에 걸렸다는 주장이 나오며 특히 어린 자녀를 둔 주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기혼 여성들이 애용하는 한 요리 커뮤니티에 ‘맥도날드’ 키워드를 검색하자 다수의 게시물이 표출됐다. ‘맥도날드 배신감 든다’, ‘맥도날드 정말 한심하다’는 제목으로 탄식이 이어졌다.

경기도 한 지역 ‘맘카페’, 포털사이트 한 인테리어ㆍ육아 카페 역시 마찬가지였다. ‘맥도날드 안간다’, ‘맥도날드 패티 꼭 익혀야 돼요’, ‘애들 먹는거 조심해야 됩니다’ 등 짙은 우려의 게시물이 주를 이뤘다.

실제 맥도날드 매장 분위기도 달라졌다. 지난 11일 저녁시간대 서울 서대문구 마포구 맥도날드 매장 테이블은 4분의1 가량만 채워져 있었다. 보호자와 함께 햄버거를 먹는 아이는 보이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맥도날드 크루는 “성인 남성 고객은 그대로인데 여성과 아동 고객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평소 위생관리를 무척 철저히 하는데 이번 사건은 피해자나 맥도날드 양쪽에게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맥도날드 사태로 주요 햄버거 업체들의 매출 타격도 현실화되고 있다.

롯데리아 한 관계자는 “지난 주말 사이 매출이 20% 급감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매장에서 ‘고기 바싹 익혀주세요’라는 주문이 많다”며 “HUS에 대한 공포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업체도 이와 비슷한 사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맥도날드 측은 ‘매출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며 즉답을 피했다. 매장에서도 비슷한 태도였다. 서울 상암동 DDMC점 맥도날드 매니저는 “매출에 관해서는 일절 말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며 소극적 답변을 내놨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지나치게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경계론도 매장 현장 일각선 제기된다. 직장인 남모(33) 씨는 “해당 질환은 의학적으로 2∼10일 잠복기를 거친다는데 병의 원인으로 몰아가기엔 무리가 있지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맥도날드가 도의적 측면에서 보상 조치를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1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피해 어린이가 초기 진료를 받은 병원과 관할 보건소를 통해 사건 경위를 파악한 결과, 당시 균과 바이러스 등 감염병 검사서 모두 음성으로 나와 별도로 보고가 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음성 결과는 보건 당국에 보고가 되지 않기 때문에, 역학조사 등 당국이 개입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친 채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정확한 원인 파악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