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여름철 장마기간 지속적인 비가 내린 후 ‘폭염’이 시작되는 예년과 달리 올해 장마기간에는 폭염과 소나기, 높은 습도가 동반돼 시민들의 불쾌감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기존과 다른 ‘소낙성 장마’ 때문이다. 소낙성 장마란 비가 갑자기 내리기 시작해 갑자기 멎는 것을 말한다.

장마기간 고온ㆍ고습 현상은 이례적이지는 않지만 장마전선이 비를 뿌리는 방식이 바뀌어 정도가 심해졌다. 지난 8일 전국 최고기온이 31.3도를 기록한데 이어 9일은 34도까지 올랐다. 10일과 11일에도 33도까지 오르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습도 역시 심해졌다. 올해 7월 1일부터 8일까지의 전국 습도 평균은 89%에 이른다. 이는 지난 10년간 같은 기간의 습도 평균인 80%보다 훨씬 오른 수치다.

장마기간인데 더 습하고 더워…‘소낙성 장마’때문
장마기간인데 더 습하고 더워…‘소낙성 장마’때문

일반적으로 열대야는 ‘기온’만을 기준으로 삼지만 최근 전국적으로 높아진 습도 때문에 불쾌감을 느낀 시민들이 ‘열대야’와 같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

올해 여름 날씨의 특징은 평년보다 늦은 장마 시기지만 열대야는 이르게 나타난 점이다. 지난 10년간 대체로 7월에 열대야가 시작된 것과 달리 올해의 첫 열대야는 지난달 30일 강릉ㆍ포항ㆍ영덕ㆍ경주에서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소낙성 비가 내리면서, 비가 그친 시기에 햇빛이 들어 기온이 올라가는 데다 따뜻하고 습한 남서풍까지 불어와 덥고 습한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낙성 장마는 기후 변화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병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소낙성 장마 현상은 아열대화된 한반도 기후변화에 의해 수증기가 많이 상승되는데, 이 수증기가 내려올 때 국지적으로 강하게 내려오는 현상을 보여 예전의 장마와는 다른 방식으로 비가 오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