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인사갈등으로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영수회담 성사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이번주말께 여야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방미ㆍ주요 20개국(G20)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계획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국회에서 표류중인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문제와 정부조직법개편안, 야당이 주장하는 부적격 장관 후보자 임명 문제 등에 대한 해법을 마련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게 청와대의 희망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청와대에서 여야 원내대표와는 만났지만, 아직 여야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갖진 않았다.

하지만 경색 정국을 풀 첫 영수회담 성사 전망은 단순치 않다. 여당의 대야 설득 작업, 야당의 수용 여부 등에 영수회담 성사 여부부터 좌우된다. 영수회담은 청와대가 대야 설득에 나서는 마지막 카드 격이다. 어떤 식이든 인사와 추가경정예산, 정부조직개편 등이 얽힌 난맥의 마침표는 영수회담으로 귀결될 전망이다.

일단 청와대는 영수회담이 열린다면 그 시기는 금주를 넘어갈 수 없다는 게 분명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여야 대표와 만나는 건 방미ㆍ주요 20개국(G20) 성과를 설명하는 게 주목적”이라며 “금주를 넘어가면 외교 성과를 설명한다는 취지 자체가 무색해진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의 마지노선이다. 늦어도 오는 14일까진 열려야 한다는 것이다.

영수회담 성사 여부는 우선 여당의 대야 설득 작업에 달렸다. 거칠게 단순화하면, 설득에 성공할 땐 성사, 설득에 실패할 땐 무산 위기다. 청와대는 영수회담을 앞두고 여당 협상력에 힘을 실어주는 기류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송영무ㆍ조대엽 장관 후보자 임명 연기를 요청하면서 “원래 이날(11일) 두 후보자를 임명할 수밖에 없다”는 청와대 입장까지 굳이 공개했다. 이는 청와대의 강한 의지를 피력함과 동시에 이를 여당이 설득했다는 걸 부각시키는 차원이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도 “대통령이 당의 간곡한 요청을 수용한 것”이라며 우 원내대표에 힘을 보탰다.

우 원내대표가 향후 이틀 남짓 시간 동안 야권을 설득한다면, 영수회담은 꼬인 정국을 돌파할 분수령이 된다. 문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 인사는 물론 추경, 정부조직개편안 등 주요 현안의 향방을 일괄 타결할 수도 있다.

문제는 우 원내대표 역시 야권을 설득할 카드가 마땅치 않단 점이다. 당장 야권은 임명 연기 요청ㆍ수용의 과정을 두고 “꼼수”라 날을 세웠고, 이에 청와대는 “해도 해도 너무 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청와대는 두 후보자 임명을 철회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는 입장이 강경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어느 수위까지 우 원내대표가 대야 협상 카드로 제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협상을 앞두고 있기에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여야 협상이 지지부진하면, 영수회담 성사 자체가 불투명하다. 이번 영수회담이 순방 성과를 국회에 알리는 자리인 만큼 청와대는 영수회담 제안 자체를 생략할 수 없지만, 야권이 공개적으로 ‘보이콧’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 여당과 일부 야당만 참석하는 ‘반쪽 회동’이 되거나, 혹은 영수회담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만약 여야 협상 불발에도 불구, 야권이 영수회담에 응할 경우 이 자리는 청와대가 마지막으로 야권을 설득할 자리가 된다. ‘인사는 인사, 민생은 민생’이란 논리로 문 대통령이 직접 야권 대표에 협조를 요청할 것이 유력하다.

금주를 지나도 뚜렷한 진전이 없다면, 다음 수순은 임명 강행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강경화 장관만큼은 아니더라도 두 후보자에 대해서도 (여론이) 임명 못 할 정도로 흠결이 있다고 보진 않는 걸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