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원칙 고집 ‘이유 있었네’ 官개입이 결국 사달의 단초 시장에 맡겨야 소비자도 득 특허취소 등 후폭풍 불안감 “결국 고양이(관세청) 앞의 생선(면세점)이었다.”
관세청이 면세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조작’을 했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밝혀지면서 관련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그동안 설마설마했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자, 면세점 업계는 그 불똥이 어디로 튈지 불안감에 떨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관세청의 ‘특허권 장사’를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으며, 관세청의 사업자 승인권을 박탈하고 면세점을 아예 ‘신고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된다. 그만큼 관세청의 ‘대국민 사기극’ 앞에 모두들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12일 “감사원 발표는 정말 충격적”이라며 “특허 발급에 대한 전권을 가진 관세청 특허제의 부작용이 만천하에 노출된 상황에서 사업자 선정방식에 대한 제도개선이 있어야 하고, 그중 하나가 ‘신고제’라는 게 업계의 팽배한 의견”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3·27면 사실 그동안 면세점 선정 과정에 대해 의혹은 다양하게 제기돼왔다. 관세청의 ‘밀실 심사’에 대한 공정성이 의심돼 왔던 것이다. 하지만 관세청이 앞장서서 인위적 조작을 서슴지 않았다는 감사원의 발표는 믿기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관세청은 지금까지 ‘비공개 원칙’을 내세워 심사과정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특히 심사위원단 명단의 비공개 원칙을 고수해왔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할 경우 향후 면세점 심사의 공정성을 심각히 저해하고 심사위원 본인 뿐만 아니라 그 주변인의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매우 크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감사원 조사 결과 이같은 비공개원칙이 ‘선정사업 조작’ 사건으로 비화됐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면세점 조작에 관여한 관세청과 관계자, 범위를 넓혀 조작 사건에 대한 ‘보이지 않는 손’을 규명하는 동시에 면세점 사업권 승인 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시내면세점 관계자는 “관세청이 모든 것을 쥐고 허가권을 남발해 결국 지금의 피해 사태를 자처했다”며 “면세 산업에 대한 전문성도 부족하면서 권한만 갖고 결국 심사도 공정하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국회에서도 여러가지 개선 방안이 발의된 것으로 아는데, 이 참에 면세점 신고제를 대안으로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면세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신고제는 관세청이 특허권을 발급하지 않고 일정한 자격을 갖추면 어느 업체나 면세점을 열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관의 개입 없이 시장 자율에 맡기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고제를 시행하게 되면 유일하게 특허 발급 권한을 가졌던 관세청의 불공정 심사에 대한 의혹이 사라지고, 특혜 제공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경쟁 원리에 따라 면세점이 운영되면 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득”이라고 했다.
구민정 기자/korean.g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