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사흘째 5조원 하회 변동성 지수도 14.03까지 올라

美 나스닥 시장 변동성 확대 증시 9년째 상승 피로감 누적 北리스크 등 부정적 변수 잠재

시장 활력 저하, 변동성 확대 등 잘나가던 국내 증시에 불안한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여전히 증시 낙관론이 우세하지만 하반기 투자환경에 대해 의문을 품는 신중론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일별 거래대금은 3일 4조7860억원, 4일 4억8997원, 5일 4조4782억원을 기록, 사흘째 5조원을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5조원을 밑돈 것은 지난 5월 15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일별 거래대금은 코스피가 6년 만에 장중 2210을 돌파한 지난 4월 26일 이후 3일을 제외하고는 5조원을 가뿐히 뛰어넘었지만 이달 들어 연일 4조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도 역시 지난 두 달간 6조원을 가볍게 상회했던 것에서 이달 4조원대로 줄어들었다.

활기찼던 증시 분위기가 한풀 꺽이면서 증권가 일각에서 제기돼 온 ‘하반기 증시 조정’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발단은 지난 4일 불거진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였다.

한국판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 지수(V-KOSPI)는 지난 4일 14.03까지 치솟으며 지난 5월 1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부장은 “핵무기 보유와 미사일 발사 능력 진화로 북한 핵 문제는 과거와 전혀 다른 국면에 돌입, 한반도 정세의 근본적 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투자의 관점에서는 한반도의 긴장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상황 정도를 가정해 보는 게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이슈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는 그간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돼 있어 대내외 리스크에 여느 때보다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증시는 2009년 이후 연간 기준 9년째 상승하고 있고, 월별로도 69개월째 큰 조정 없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피 역시 연초대비 18% 급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7개월 연속 상승하는 신기록을 썼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증시를 끌어온 나스닥 시장이 최근 변동성을 확대하며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증시 피로감과 경기 지표 둔화 등을 고려해 볼 때 시장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다우존스지수, 나스닥지수 등 미국 주가지수는 최근 하루 단위로 등락을 거듭하며 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1.61% 하락한 후 하루 만인 28일 반대로 1.43% 급등했다. 다음 날인 29일 다시 1.44%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 리스크를 필두로 증시 상승 탄력을 둔화시킬 수 있는 변수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매크로 환경을 변화시킬 G2의 경기둔화와 유가 하락 우려뿐만 아니라 올해 한국 주식시장에서 9조원 이상 순매수한 외국인의 발길을 돌릴 글로벌 중앙은행 긴축 이슈와 한미 금리역전, IT주 모멘텀 둔화 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매크로와 기업 실적이 긍정적이어서 한국 증시의 강세 행진은 연말까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해외 변수들로 인해 잠시 숨 고르기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