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제주서 펼쳐질 맛의 향연·푸드감동… 한국판 미쉐린 가이드 ‘코릿’ 총괄기획조유미

창의적인(creative) 사람들은 맛집을 특히 좋아한다. 미각의 즐거움에서 오는 영감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조유미 퍼블리시스원 대표 역시 ‘입 안의 축제’를 즐긴다. 스스로 ‘맛집 홀릭’이라고 칭한다.

직원들에겐 매일 ‘맛있는’ 집을 찾으라고 권한다. ‘입’이 행복해야 업무 효율도 오른다는 게 그의 음식 철학이다.

조 대표의 퍼블리시스원이 올해 9월하순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국판 미쉐린 가이드 ‘제3회 코릿(KOREAT)’을 다시 진행하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맛의 향연’, ‘푸드 감동’, ‘이야기가 있는 한끼’를 표방한 코릿을 벌써 3번째 만들어 펼치는 것이다.

조 대표의 감동이 있는 ‘한끼 철학’은 그의 어머니로부터 시작됐다. 서울 인사동에서 자란 조 대표는 뛰어난 요리 실력의 어머니 덕분에 늘 맛있는 밥상과 함께 했다. 그의 부모는 무엇보다 인간관계를 중시했고, 사랑은 집안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었다. 가훈으로 여겨진 인간에 대한 사랑은 밥상에서도 실현됐다. 두 언니와 조 대표 모두 끼니 때마다 끝까지, 맛있게 먹는 게 중요했다.

“밥을 먹다가 반찬이 다 떨어지고 밥이 조금 남아있으면 어머니는 밥만 먹게 두질 않으셨어요. 제가 맛있어 하는 반찬을 다시 해와서 마지막 숟갈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하셨죠. 우리 세자매의 각기 다른 입맛을 존중해주셨고 매 끼니 행복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게 해주셨어요. 어릴 땐 다른 집안도 똑같은 줄 알았는데 지나고보니 어머니의 한끼 철학은 저에게 큰 축복이었습니다.”

‘코릿’ 역시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한끼를 지향한다. 단순히 음식을 먹는 행위에서 나아가 요리를 만든 사람은 누구고, 어떻게 해당 레시피로 그 요리를 만들게 됐는지 알고 먹는 ‘이야기가 있는 한끼’인 것이다. 조 대표는 “음식만큼 인간의 손을 깊게 타는 예술품은 없다”며 “재료에 대한 설명, 요리가 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먹으면 음식의 가치가 남다르게 느껴진다”고 했다.

코릿을 통해 ‘한식의 세계화’를 꿈꾸는 것도 이같은 철학이 바탕이 됐다. 단순히 요리를 먹고 끝나는 게 아니라 한식을 통해 ‘한국의 이야기’을 알리는 게 중요하며, 한류음식의 내공은 이를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자부심과 사명감을 널리 알리고픈 욕심도 그가 코릿에 정을 떼지 못하는 이유다.

“음식에 관한한 남다른 정열과 철학을 가진 셰프들이 많아요. 그들이 하고 싶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코릿에서 풀어낼 수 있도록, 저는 그런 장소를 만들어줄 뿐입니다.”

음식은 소중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행복의 다리’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조 대표는 작은 계기로 코릿을 시작하게 됐지만 벌써 올해 3회째 행사를 진행하게 되면서 이렇듯 ‘코릿 사랑’에 빠져 있다.

코릿을 기획하면서 더욱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기도 한다. 해외에 거주하는 두 언니와 1년에 한번씩 모이면 빠지지 않는 얘기가 ‘엄마의 음식’에 관한 것이다. 세 자매가 나란히 누워 누군가 “뭐 먹고 싶어?”라고 운을 띄우면 그때부터 과거 수첩이 펼쳐지며 엄마의 음식에 대한 ‘회상 릴레이’가 시작된단다. 세상 그 무엇하고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이다.

“우리 세자매에게는 ‘엄마=음식=사랑’은 일종의 방정식이예요. 음식은 곧 엄마고, 사랑이죠. 사실 남편이 저보다 음식을 더 잘하는 것 같은데(웃음), 그래서인지 저 역시 아이들에게 음식을 해줄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낍니다.”

코릿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스토리 있는 한끼의 행복을 누리는 것, 자신 역시 음식을 통해 더욱 행복해지는 것, 그것이 조 대표가 푸드세상에서 추구하는 목표점이다.

구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