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개장, 최단기 흑자 제주공항점 -사드보복 후 … 中매출 상당부분 급감해 -月임대료 21억원인데, 매출 20억원 이하 -한국공항공사는 임대료인하 요구 거절 -공항 면세점업계 엑소더스 현상 신호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지난 3월 30일 위기에 처한 면세점업계가 공항 면세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이후 15일. 여기에 영향받은 인천공항 5개 면세점의 매출액이 375억원으로, 전월대비 22%나 감소한 상황이었다.

양대공항공사는 요청을 거절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침묵했고, 한국공항공사는 공문을 통해 ‘임대료 인하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약 4개월, 한화갤러리아 제주공항점인 ‘갤러리아 듀티프리’는 면세점 철수를 결정하게 됐다.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지나친 임대료가 부담됐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제주공항 국제선 출국장 면세점의 영업을 다음달 31일자로 종료한다. 최근 제주공항공사에 면세점 특허권 조기 반납 의사를 전달했고, 협의를 거쳐 공항공사로부터 서면 동의를 받아냈다. 한화갤러리아 제주공항 면세점의 특허 기간은 2019년 4월까지였지만 이보다 2년 일찍 문을 닫게 됐다.

최근 사업에 어려움을 겪으며 공항공사 측에 공항공사 측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지만, 공사 측이 거절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이후, 지난 4월과 5월 한화갤러리아 제주공항점의 월간 매출액은 20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연간 임대료는 250억원으로 월간 약 21억원 규모. 매출액보다 임대료가 높았다. 이에 업체측은 더 이상 적자출혈을 감수할 수 없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제주공항점은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맞춤 점포’였다. 매장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했고, 이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화장품과 가방, 보석류를 매장 전면에 배치했다. 이 같은 전략은 제대로 적중했다. 지난 2014년 문을 연 이래, 개점 1년 만에 매출액 500억원과 1억3000만원의 수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국내 공항 면세사업자 가운데 최단기간 흑자달성 기록을 세웠다.

사드 보복 이후 갤러리아는 꾸준히 살길을 모색했다. 지난 3월 한국면세점협회를 통한 임대료 인하 요구 뒤에도 한화갤러리아는 ‘한시적 임대료 인하’를 공항공사 측에 요청했다. 사드 보복이 이례적 상황인만큼, 한시적으로라도 매출에 비례한 임대료를 납부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공항공사는 형평성을 기준으로 들며 거절했다. 한화 갤러리아에만 예외 적용을 둘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한화갤러리아는 향후 서울 시내면세점 운영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적자가 48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폭이 작년 대비 3배 이상 확대됐다”며 “제주공항 면세점은 접는 대신 서울 시내면세점(갤러리아면세점63)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은 공항면세점 업체들의 ‘엑소더스(Exodusㆍ탈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른 공항 면세점 사업자들도 현재 심각한 상황을 맞았다.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한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주요 면세점 사업자들도 적자 전환의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들 면세사업자들이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하는 임대료는 연간 9000억원 수준. 요우커 수가 줄어든 상황에선 부담스런 금액이란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