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비핵화ㆍ대화 병행”…北 고심할 듯 -전문가 “北 핵실험 등 무력 도발 가능성 낮아” -北 군사 위협시 ‘올바른 여건’ 대화 조건 깨져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마무리된 가운데 북한의 ‘입’에 시선이 쏠린다. 북핵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양국의 공동성명에 북한이 어떤 수위의 대응을 하느냐에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가 달렸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3일 오전까지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핵실험이 우려되는 시기에 한미 양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제재에 의견을 모으면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강행으로 대응해왔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의 1~5차 핵실험은 대부분 한미 정상회담 이후 3개월 이내에 이뤄진 것이었다.
한미 두 정상이 발표한 공동성명은 북한을 고민에 빠뜨릴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인권 증진 등 북한을 자극할 만한 내용도 담겼지만, 평화적인 방식으로 비핵화를 달성하고 인도주의적 사안에서 남북 간 대화 재개 등 북한으로서 기대를 걸어볼 만한 내용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최근 이른바 ‘웜비어 사망 사태’ 이후 대북 제재 수위를 높이던 미국이 문재인 정부의 단계적 대북 정책을 일정 부분 수용한 부분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줄곧 ‘친미 굴종ㆍ사대주의’라고 비난해온 북한은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도 우선 반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지난 2일 문 대통령의 방미에 대해 개인 논평에서 “집권까지 나서서 미국 언론들과 회견 놀음을 벌이고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과의 공조와 우호협력관계의 강화를 운운했다”며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북남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다면 시대착오적인 대무 추종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수위 높은 무력 도발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북한은 체제와 존엄 문제를 중시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와 독재 체제는 거론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나 선대 지도자들의 존엄 문제는 건드리지 않았다”라며 “정상회담에 대해 ‘굴종 외교’라는 비판은 하겠지만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처럼 전략적인 도발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북한이 무력 도발을 감행할 경우 한미 공동성명의 구체적 이행도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북한과 대화를 위해 ‘올바른 여건(the right circumstances)’이 조성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이 다시금 군사적 위협을 감행한다면 “북한에 대한 인내는 끝났다”고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따라 대북 정책에 대한 한미 입장차도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 또한 한미 외교ㆍ국방장관 ‘2+2’ 회의, 차후 열릴 한일, 한미일 정상회담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 수위를 고심할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