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문재인 정부가 역대 정부에서 추진하려다 번번히 무산되며 난제중의 난제로 꼽혀온 ‘유보 통합’을 위한 첫발을 내딛어 성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유보통합’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 관리해 업무효율을 높이자는 것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11일 오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에서 ‘유보통합 끝장토론회’를 개최했지만 일단 교육·보육업계에서 왜 유보통합을 남북통일보다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하는지를 새삼 확인하는 자리로 끝났다.

김진표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나라의 존망이 달린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취학전 보육 교육 문제”라며 “지금까지 나온 모든 문제를 거론해서 큰 방향 몇 가지라도 답을 만들수 있으면 국정 5개년 계획에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끝장토론회란 명침에 걸맞지 않게 각계 의견만 수렴했을뿐, 구체적인 결론없이 끝났다. 이날 토론에는 김진표 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당 윤호중 김태년 유은혜 박광온 의원과 국무총리실 산하 유보통합추진단, 교육부,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등 유관부처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학부모, 유치원, 어린이집 등 다양한 관련단체 관계자들도 나와 의견을 얘기했다.

김 위원장은 토론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유보통합 문제는 절대 한 두사람 입장으로 재단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며 “각 부처가 자기들 입장에서 통계 점검하고 각종 숫자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다음주에 다시 한번 토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보통합은 유아교육법상 교육부와 교육청의 통제를 받는 유치원과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 담당하는 어린이집을 통합해 업무를 일원화하는 것이다. 그간 0~5세 모든 영유아 보육과 교육 서비스를 담당하는 부처가 다르다보니 부처 간 갈등은 물론, 유치원과 어린이집 이해관계도 엇갈렸고 해마다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재원을 둘러싸고 서로 부담을 떠넘기는 등 힘겨루기가 지속됐다. 어린이집도 유치원과 같은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시·도교육청 예산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예산을 충당하자는 정부 의견과, 어린이집이 복지부 관할이어서 관련 예산을 배정할 수 없다는 시·도교육청간 주장이 맞선다.

유보통합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것은 문민정부 말기인 1997년께다.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위원회가 유보통합을 핵심으로 하는 유아교육법 제정에 나섰지만,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갈등을 빚으면서 용두사미 됐고 7년간 기 싸움 끝에 2004년 국회가 영유아교육법 개정안과 유아교육법 제정안을 의결하면서 양측은 이원화의 길을 걸었다. 전임 정권에서도 유보 통합 문제가 의제 테이블에 올랐지만, 결국 본질을 건들지 못하면서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보육대란만 자초했다.

유아교육과 보육을 비롯한 영유아 관련 52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유보혁신연대는 “김대중 정부가 유보통합 일원화 공약을 이행했더라면 유아교육·보육 분야의 황폐화와 인구절벽 시대를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영유아교육법을 제정해 유보통합 일원화를 적극 실천함으로써 저출산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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