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금통위원 “추경으로 통화완화 유지 요인 줄어”

과도한 완화적 기조는 경제에 잘못된 시그널 줄 수 있어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한국은행이 지난 5월 기준금리를 동결하긴 했지만, 한은 내부에서는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과 설비투자 위주의 경제 성장이 호조를 보이는데다 정부의 추경 편성에 따라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만한 당위성이 예전보다 줄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조만간 금리 인상 여부를 두고 본격적인 논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13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제10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개최된 금통위에서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지만, 일부 금통위원들이 통화정책 완화 기조의 장기화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A금통위원은 당시 회의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은 성장세 회복 지원을 위한 통화정책 완화 기조의 장기 지속 필요성을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추경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한은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경기부양을 해야 할 요인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A위원은 정부의 가계부채 정책에 대해서도 “금융안정 리스크를 경감시켜 한은이 통화정책을 거시경제 상황 변화에 맞추어 신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금까지 한은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과 예상 이상의 경제성장 등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이 변하고 있는데도 금리 인상 카드를 바로 꺼낼 수 없었다. 그 이유는 금리 인상이 자칫 1360조원 규모의 가계부채에 이자 부담을 키워 모처럼 살아난 경기의 불꽃을 꺼트릴 수 있어서다. 만약 정부의 강력한 가계부채 정책으로 금융안정성이 담보되면 그만큼 한은의 통화정책 운신의 폭도 넓어지게 된다.

B금통위원도 “그간 완화적 기조를 유지해온 것은 물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GDP갭을 줄이는 한편 구조조정의 시간을 제공하기 위함이었다”며 “하지만 근원인플레이션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았고 금융 불안이 점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GDP갭이란 실질성장률과 잠재성장률 간 차이로, 한은은 지난 2015년 12월 우리나라의 2015~2018년 잠재성장률은 3.0~3.2%로 발표했다. 즉 우리나라는 수년간 마이너스의 GDP갭을 기록해 한은은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으로 GDP갭을 줄이는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GDP갭이 줄어드는 효과보다 가계부채만 늘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B위원은 이어 “과도한 완화적 기조는 미흡한 고령화에 대한 준비를 저해할 뿐 아니라 향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원배분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C위원 역시 “추경편성은 경기회복 기대를 강화시켜 장기 시장금리 상승압력으로 작용한다”며 시장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물론 금통위는 국내경제의 성장 흐름이 4월 전망치 상회를 예상할 정도로 긍정적이지만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5월 기준금리를 11개월째 1.25%로 동결했다. 하지만 금리인상에 대한 고민은 이미 금통위 내부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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