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체만 독점 ’적폐‘ 금융ㆍ정치권 청산 ’공조‘ 車보험료 등 ”연 6009억 절감“ 부품協 “23만명 취업효과”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금융권과 정치권이 완성차업체들의 순정부품 강제사용 제도 철폐에 힘을 모으고 있다. 자동차 보험 계약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업계의 일자리를 줄이는 ’적폐‘라는 인식에서다. 디자인보호법 등에 가로막혀 지체됐던 자동차 대체부품(인증품) 도입이 새 정부 들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최근 열린 ‘자동차부품 독점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세미나에 따르면 고가의 순정부품이 강제 사용되면서 수리비 증가에 따른 보험료 인상으로 가계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대체부품은 정부로부터 순정부품과 품질이 같다고 인증받은 제품이다. 하지만 가격은 순정부품의 절반 가량이다. 예를 들어 BMW 5 시리즈 휀더의 경우 순정부품은 44만8000원이지만 인증부품은 24만6400원으로 55% 수준이다.

미국은 1987년 설립된 미국자동차부품협회(CAPA)를 통해 자동차부품 품질 인증제를 실시하면서 대체부품이 자동차 수리 시장의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부품시장 경쟁이 촉발돼 순정부품 가격도 약 30% 인하됐다.

우리나라도 2015년부터 ‘대체부품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완성차업체들이 디자인보호법에 따라 20년간 부품 디자인 저작권을 보호받고 있다. 사실상 완성차업체 외에는 부품 유통이 금지되는 셈이다. 독점 체재로 부품가격 상승과 보험료 인상은 물론이고 중소 부품업체의 발전도 정체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국회 원내교섭단체 4당 의원 모두가 대체부품 시장 활성화에 한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한국자동차부품협회의 최근 자료를 보면 대체부품을 사용하면 자동차보험료를 포함해 연간 비용 6009억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다. 이 협회는 디자인 보호법이 개정 돼 부품 업체가 정부 인증을 받은 대체부품을 생산할 수 있게되면 22만6782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부품시장이 현재의 5조2000억원에서 31조6000억원으로 6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병성 한국자동차부품협회 회장은 “BMW는 보쉬, 헬라 등 여러 부품사로부터 납품을 받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완성차 기업은 5개이고 부품기업은 9000개인데 시장이 개방되면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체부품 활성화는 보험이 물꼬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국내 자동차 수리시장 가운데 보험을 통한 수리가 2조6000억원으로 전체(5조2000억원)의 약 50%를 차지한다.

금융위원회 손주형 보험과장은 “인증품 사용시 보험료를 페이백 해주거나 자동차 수리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을 늦어도 내년 초까지 추진하겠다”면서 “다만 소비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대체부품의 공급과 유통망 개선을 정부기관과 업계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대체부품 적용은 현실적으로 볼 때 수입차부터 활성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자동차 부품에 대한 디자인 보호권은 수입차가 252건에 불과한 반면 국산차는 4868건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달 말까지 582종의 제품이 인증돼 국내에서 잘 팔리는 수입차 외장부품의 83%가 인증이 완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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