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노동절이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외침으로 시작된 메이 데이(May Day)가 올해로 127주년을 맞이하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린다.
세계노동절은 열악한 근로조건을 알리고 노동자의 연대를 다지는 시간이지만, 우리나라 대표급 노조인 현대차ㆍ기아차 노조의 최근 행보는 이와 상당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귀족노조’ 딱지가 붙은 현대차 노조. 최근 ‘2017년 단체협상’을 위한 상견례를 진행하며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과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800% 지급 등을 요구했다. 전년도 순이익의 30%(약 1조2000억원)에 이르는 성과급은 근로자 1인당 1800만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상여금 800%와 기본급 인상을 감안할 경우 직원 1인당 3000만원 안팎의 임금 및 성과급 인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자동차 판매 감소로 지난해 임원들의 임금 자진 삭감이 있었고, 올해 과장급 이상 직원들의 임금 동결이 이어진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는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가뜩이나 현대차 노조는 1억원에 육박하는 현대차 직원들의 평균 급여로 ‘귀족 노조’라고 비난받는 상황이다. 이번 요구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더욱 따가워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노조는 9조원의 사내유보금을 언급하며 “사측의 주장에 대해 노측 시각으로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들도 많다”며, 올해 요구를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단결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1사1노조’ 원칙을 지켜온 기아차 노조. 최근 사내하청 노조 분리 여부와 관련한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해 71%의 찬성률을 바탕으로 사내하청 직원을 분리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근로여건 후퇴가 우려되는 총투표를 시민단체 등이 나서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기아차 노조가 이를 외면했다. 자연스럽게 ‘귀족 노조’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노동계 안팎의 비난이 쏟아졌다.
‘경영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현대차 노조와 ‘연대 중요성’을 외면한 기아차 노조로서는 올해 세계노동절을 외면하고 싶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보인다. 과거 복수노조 허용 등 노동개혁을 담당했던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런 일로 노조나 노동운동에 대한 비난과 불신이 더 심해질까 걱정”이라는 의견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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