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의 틀을 바꾼 모듈 공정 도입… 파격적인 ‘라인 혁신’ - 일반에 첫 공개… 삼성 가전 ‘특A급’ 비밀 현장 ‘정밀금형 개발센터’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삼성전자가 광주광역시 오선동에 위치한 광주사업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곳은 삼성전자의 에어컨·공기청정기가 조립되는 라인으로 ‘스마트공장’을 지향하는 삼성 가전의 심장부다. 삼성전자 제품의 혁신은 생산 라인 혁신을 통해서 가능했다는 말이 피부로 느껴졌다. 꼼꼼한 공정 관리와 제품 품질관리에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삼성 광주 사업장은 혁신의 산실이었다.
▶‘꿩먹고 알먹고’ 삼성만의 라인혁신= 광주사업장의 첫 입구에서 기자단을 맞은 곳은 ‘사이버 트레이닝 시스템’ 부스였다. 이곳은 예비 ‘장인’들이 실제 조립 현장에 투입되기 전에 가상으로 실제 조립라인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곳간이다. 공장 관계자는 “이 부스에선 어느 부위에 볼트가 체결되고 어느곳에 부품이 필요한지 여부에 대해 교육을 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곳은 에어컨 조립라인이었다. 특이한 점은 대부분 공장들이 채택한 ‘컨베이어 방식’이 아니란 점이었다. 에어컨 조립에 필요한 부품들은 어른키만한 한 상자에 담겨 작업자들에게 배송이 되고, 해당 작업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에어컨을 완성하는 ‘모듈형태’의 조립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같은 라인은 모두 6개였고, 한 라인에는 좌우 7개씩 모두 14개의 모듈 조립이 진행됐다.
또하나 특이점은 에어컨을 눕힌 채 조립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다보니 작업자의 손은 상하 대신 좌우로 빠르게 움직였다. 상하로 움직일 때보다 월등히 작업자의 조립이 편해보였다.
모듈 조립 방식과 에어컨을 눕힌 상태에서 조립을 한다는 조립 특징은 두가지 효과를 불러왔다. 생산성 향상과 불량률 하락이었다. 삼성측은 생산성은 25% 상승했고, 불량률은 50% 줄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불량률 저하는 모듈 조립의 특장점이다. 한명이 책임을 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조립을 완성하게 하니 특정 제품의 불량에 대해 곧바로 ‘피드백’이 가능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당 작업자에게 ‘조립 과정중 이 부분이 문제가 있다’고 설명을 해주면 해당 부분 조립 과정을 고칠 수 있는 피드백이 가능하다. 책임성과 피드백이 가능한 점은 컨베이어 방식의 조립으로는 달성하기 힘든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시장에서 ‘없어서 못판다’는 얘기까지 나왔던 ‘무풍에어컨’은 품질관리 측면에서도 새로운 기법을 도입했다. 이 제품은 직경 1mm수준의 마이크로 홀을 13만5000개나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육안만으로는 제조 품질 검사가 힘들었다. 이를 보완키 위해 도입된 것이 ‘3D 스캔 기법’이다. 이 기법은 고해상도 카메라를 이용해 초고속으로 제품의 외관 상태를 촬영한 후 3차원으로 이미지를 판독해 합격·불합격 판정을 하는 자동화 시스템이다.
▶특A급 비밀 ‘금형 공장’ 첫 개방= 삼성전자가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한 ‘정밀금형 개발센터’는 이날 탐방의 ‘백미’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이 센터 가동을 시작했는데 준공식에는 강운태 광주광역시장까지 참석해 관심을 끌었다. 이곳 센터는 제품의 틀을 만드는 곳으로 전자제품의 ‘특A급’ 비밀 영역에 속한다.
이곳에서 제작된 금형은 협력업체들에게 제공되고, 이 틀을 받은 협력업체는 삼성전자의 세탁기나 냉장고, 에어컨 등의 외형을 만들어 삼성전자에 납품하게 된다. 센터 라인의 특이점은 작업자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전 공정을 100% 자동화해 24시간 무인 가동도 가능하다는 것이 삼성측 설명이다.
이 곳에서는 삼성전자의 ‘셰프컬렉션’ 냉장고, ‘무풍에어컨’ 등 중·대형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금형 제작이 이뤄진다. 삼성전자 가전제품의 디자인과 완성도를 결정하는 핵심 시설인 셈이다. 금형이란 금속이나 플라스틱 원재료를 가공해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데 필요한 ‘틀’이다. 삼성 ‘무풍에어컨’의 상징인 마이크로 홀과 메탈 몸체 역시 삼성전자의 첨단 금형 설비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무풍에어컨에 적용된 ‘마이크로 홀’ 제작 기법이었다. 직경이 1mm밖에 되지 않는 구멍을 13만여개를 뚫어야 하는 공정이 필요한데, 기존의 프레스 기술로는 구현이 불가능했다. 그렇게 작은 구멍을 한번에 뚫으면 판 전체가 깨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분당 250번씩 구멍을 내는 ‘고속 타공’ 법으로 기존 프레스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
삼성전자 측은 “삼성전자 정밀금형개발센터는 지역 대학·연구소와의 연계를 통한 원천 기술 개발, 협력사 대상 금형 설계·레이저 열처리·주요 가공 기법 등 핵심 기술과 노하우 전수, 지역 금형 인프라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제품 생산 현장= 광주광역시 오선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약 70만㎡(약 21만2000평)의 부지에 3개의 캠퍼스로 구성돼 있다. 임직원 3500여명이 근무하는 대규모 사업장이다. 이곳에선 에어컨·냉장고·세탁기 등 주요 생활가전 제품이 생산된다. 모터·콤프레서 등 삼성전자 가전제품의 핵심 부품 생산 시설과 정밀금형센터까지 들어서 있다. 삼성측은 “명실상부한 삼성전자 프리미엄 가전의 핵심 기지”라고 설명했다.
자동화는 광주사업장이 지향하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부터 전 공정 ICT (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자동화를 추진중인데 오는 2020년까지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첨단 스마트공장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 냉장고 생산라인은 총 2개로 판금·발포·조립· 검사· 출하의 5개 주 공정을 거쳐 완제품을 생산하며, 냉장고 내상과 문은 별도의 압출·정형·발포 등의 가공 공정을 통해 제작돼 주 공정으로 운반된다. 특히 미세정온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요구되는 판금과 조립 공정 기술, 단열재를 최대한 얇고 고르게 분포시켜 냉장고 벽 두께를 기존의 절반 이하로 줄인 발포 공정 기술 등은 광주사업장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생산 기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