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때마다 반복되는 공약 업계 마케팅 축소·상품단종 수익축소 만회 노력 불가피 소비위축 부정적 파장 우려

5월 장미대선에서도 각 정당들은 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를 공약했다. 저항할 힘이 없는 카드사들은 이미 자포자기다. 카드사들은 수수료를 내리는 대신 다른 부분에서 이를 만회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카드사용사와 대출이용자들의 부담을 늘리는 방법이다.

현재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가맹점수수료 공약은 영세가맹점 확대와 중소가맹점의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 인하에 초점이 맞춰있다.

여론조사 지지율 1위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영세ㆍ중소가맹점 기준을 연매출 2억원에서 3억원으로,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올리고, 연매출 5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을 1.3%에서 1%로 낮추겠다고 했다.

가맹점수수료는 신용카드사 영업수익(매출)의 절반이 넘는다. 작년 전업계 카드사 8곳의 수익 20조3978억원 중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11조601억원으로 54.2%였다. 작년 8개 카드사의 카드구매 이용액(584조1905억원)이 전년 대비 12.5% 늘어나는 동안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3.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초 시행된 가맹점수수료 인하 조치 때문이다.

지난해 연평균 가맹점수수료율은 1.89%로 2015년(2.07%)보다 0.17%포인트 가량 낮다. 연간 카드 이용실적에 적용해 추정한 카드사의 가맹점수수료 수익 감소분으로 환산하면 9931억원에 달한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작년 당기순이익(7266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결제규모 대비 가맹점수수료 수익 수준이 줄어드는 추세”라면서 “올해도 많으면 8000억원의 수입 감소가 추정된다”고 예상했다. 카드사들은 저금리에 따른 조달비용 절감 카드론 등 대출상품으로 가맹점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보전해왔지만 앞으로는 이 조차도 쉽지 않다.

게다가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올 하반기부터 카드사에 다중채무자에 대한 추가 충당금을 30% 적립하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충당금 부담이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대출관련 충당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관련 비용을 소비자들에 전가할 수 밖에 없다.

당장 카드 부가서비스 등 마케팅 비용 축소와 혜택이 많은 카드상품 단종이 유력하다. 특정 가맹점, 업종에 대한 할인 등의 혜택 때문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상품권이나 할인권 증정이 중단되면 쇼핑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항공권 제공 등의 혜택이 사라지면 여행수요에 따른 숙박, 음식료 지출이 발생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카드 혜택 축소는 부진한 민간소비에 부정적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 재인하시 체감 혜택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에 실망한 소비자가 카드를 덜 긁으면 관련 업종도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카드의 소비촉진 역할이 위축되면서 세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학계의 연구결과도 있다. 박범조 단국대 교수 등이 작성한 ‘신용카드사용이 세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신용카드 사용액이 1조원 증가하면 부가가치세수는 약 777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카드대출 상품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국내 시중금리 상승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미 카드사들은 1년 두 차례이던 대출금리 조정 주기를 1년 4차례로 늘리기로 했다.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분을 대출금리에 즉각 반영하겠다는 뜻이다. 금리상승기 조달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확대는 금융권의 공식이다. 금리상승폭 단순 반영 외에도 금리가 올라 이자비용이 커지면 연체위험도 그만큼 높아지는 점을 감안해서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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