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증가, 고용에도 봄바람 “정부만능시대 지났다” 반증 지난해 10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던 때를 즈음해 최악으로 빠져들던 우리경제가 대통령 탄핵의 혼돈 국면에 오히려 개선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말 이후 수출이 회복되면서 최근에는 기업들의 투자와 소비도 부분적이나마 개선되고 있고, 고용사정도 2월을 고비로 3월에는 반등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올 1분기 성장률이 작년 4분기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고,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상향조정하고 있다.
물론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경기개선은 그동안의 침체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해 우리경제가 추세적으로 회복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또 미국과 일본ㆍ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 회복의 영향이 크다. 그럼에도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으로 리더십 공백이 6개월째 지속되는 사이에 우리경제가 ‘기지개’를 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6개월 한국사회는 총체적 혼돈 상태였다. 지난해 10월말 최순실 게이트가 표면화한 이후 국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 통과, 이어 특별검사팀의 수사, 촛불집회와 반대시위, 올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과 그에 이은 박 전 대통령 구속에 이르기까지 청와대 기능과 국정은 사실상 마비됐고, 정책 추진력이 약화되면서 ‘시한부 내각’, ‘식물정부’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그런 와중에도 경제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타고 있다. 수출은 지난해 11월 2.6% 증가를 시작으로 점차 증가폭을 확대해 올 1~3월에는 3개월 연속 두자리수 증가율을 기록했고, 작년말 생산-소비-투자 등 ‘트리플 침체’를 보이던 주요 지표들도 등락이 엇갈리며 조심스런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취업자수 증가 규모는 올 1월 24만명에서 3월엔 의외로 47만명까지 늘었다. ▶관련기사 5면 지표들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체감경기는 여전히 싸늘하지만, 전문가들은 예상외의 결과로 평가하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우리경제가 세계경제 개선에 따른수출 증가에 힘입어 생산ㆍ투자가 동반 회복되는 등 예상보다 나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후반 한국경제에 대한 비관을 쏟아내던 국내외 경제분석 기관들의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이를 반영해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0.2%포인트, 한국경제연구원은 0.4%포인트 각각 올렸다. 세계경제의 회복과 최근 나타난 경기개선을 반영한 것으로, 일부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다음달 대선을 앞두고 ’큰 정부, 작은 정부‘ 등 정부 역할에 대한 논란이 펼쳐지는 것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미 우리 경제ㆍ시장 규모가 비대해졌고 글로벌 경제와 깊숙히 연결돼 정부가 좌지우지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는 얘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수출을 독려한다든지 소비나 투자에 에 깊숙히 개입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그건 민간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