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證, D램 시황 정점 지나 탑재 증가율 급속 둔화 전망 SK하이닉스 목표주가도 낮춰 IHS마킷, 반도체 내년까지 상승 ‘사이클 더 간다’ 낙관론 무게 확장 vs 끝물 업계 의견 맞서

‘초호황 국면’에 진입한 반도체 시장에 대한 미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는 올해 1분기 한국의 수출 통계 숫자를 끌어올릴 정도로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산업군이다. 올해초 해외 유력 투자은행이 반도체 업황 전망을 어둡게 낸데 이어,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비관적 전망이 제기되면서 논쟁에 재차 불이붙고 있다. 하지만 전망치를 종합해보면 아직은 낙관론이 비관론을 앞서는 모양새다.

삼성반도체 생산현장(왼쪽)과 SK하이닉스 생산라인3.
삼성반도체 생산현장(왼쪽)과 SK하이닉스 생산라인3.

해외에서 국내로…신중론 확산= 반도체 업황 전망에 대해 처음으로 ‘신중론’을 제시한 측은 올해 2월 글로벌 투자은행 UBS측이다. UBS는 현재의 메모리반도체 시장 호황을 ‘재고 비축기’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중순부터 이어진 메모리 가격의 급등은 미래 수요분을 미리 축적해두려는 스마트폰업체 등 수요자측이 미리 움직였기 때문인데, 재고 비축기가 끝이 나면 메모리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었다. 그러면서 UBS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올해 최고점을 찍은 뒤 내년에는 36%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도 최근 유사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낮추면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D램 채용량 둔화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 연구원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D램의 탑재량이 올해 2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증가율(52%)보다 속도가 둔화되는 것이다. 유 연구원은 그 이유로 D램 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UBS와 한국투자증권이 내놓은 반도체 업황 ‘신중론’ 또는 ‘비관론’의 공통점은 D램 전망을 다소 어둡게 본다는 점이다. 최근의 D램 가격 급등 탓에 스마트폰에 D램 채용률이 현격히 떨어졌고, 이는 결국 반도체 회사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최소 1~2년은 더간다”= 낙관론은 4차 산업혁명 등 글로벌 산업 구조가 반도체 초호황을 가능케했기 때문에 짧게 잡아도 1~2년은 더 현재의 호황 상태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자율주행차와 드론, 저장장치인 SSD 등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산업군 전체가 커지는 시장 상황이 예측되기 때문에 업황 전망을 낙관론에 무게를 싣는 것이다.

낙관론을 펴는 주체들은 해외 기관들이다. 주요 기관들은 IHS마킷과 노무라증권, IC인사이츠 등이다. 이들은 최소 1~2년 이상 현재의 반도체 초호황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 내다본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최소 2018년까지는 초호황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 관측했다. D램 시장은 올해 553억달러, 내년에는 578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은 현재의 반도체 상황을 “그냥 슈퍼사이클이 아닌 울트라 슈퍼 사이클”이라고 분석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봤다. IC인사이츠는 올해 메모리 시장 규모 성장을 10.3%로 늘려잡으면서 ‘슈퍼 호황론’에 불을 지핀 바 있다.

삼성반도체 생산현장(왼쪽)과 SK하이닉스 생산라인3.
삼성반도체 생산현장(왼쪽)과 SK하이닉스 생산라인3.

중국 변수는 여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온 것은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생활 가전에까지 반도체가 속속 탑재되면서 기존에 없던 반도체 수요처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D램과 저장장치 SSD 등이 반도체가 필요한 영역이었다면 전에 없던 시장이 그것도 급성장하는 새로운 수요처들이 생겨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의 반도체 업체들이 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30∼40%를 오르내린다. 제품에 따라서는 영업이익률이 50%를 넘기는 제품군도 있다. 특히 전세계에서 독보적인 낸드 플래기 기술을 가진 삼성전자는 고성능·고용량 제품 수요를 대부분 빨아들이고 있다. 비관론을 내놓는 측에서도 유독 삼성전자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것도 낸드플래시의 독보적 기술력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투자는 위협적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자국 반도체 업체들을 대상으로 10년간 1조위안(약 170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칭화유니그룹은 연초부터 7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라인 설립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해 인수한 XMC가 설립 중인 메모리 공장에서 2018년부터 3D 낸드 제품 양산이 예정돼 있다.

홍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