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자전거 3社, 내수시장 포화 속 실적 급락 소규모로 이뤄지던 수출도 ‘뚝’ 대안시장 부재 ‘여행업’ 기댄 참좋은레져만 성장, 자전거 산업 명맥 끊기나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자전거 업계가 ‘날개 없는 추락’을 시작했다. 내수시장이 급격히 포화한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세먼지 등 환경적 요인마저 악화한 결과다. 매출 및 이익 감소로 영업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그동안 소규모로 이뤄지던 수출마저 뚝 끊겼다. 해외 대안시장조차 찾을 수 없는 난맥상이다. 이런 가운데 여행사업을 겸업 중인 참좋은레져만이 겨우 성장을 하면서 사실상 토종 자전거 산업의 명맥이 끊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천리자전거, 참좋은레져, 알톤스포츠 등 국내 자전거 메이저 3사는 지난해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기록했다. 먼저 삼천리자전거는 매출액이 2015년 1267억원에서 지난해 1428억원으로 1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0억원에서 58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적자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알톤스포츠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623억원에서 526억원으로 16% 줄었고, 영업적자는 24억원에서 59억원으로 141% 확대됐다.
두 업체 관계자는 “내수부진과 미세먼지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다”며 “광고선전비 증가에 따라 영업손실도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참좋은레져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65억원에서 85억원으로 32% 성장했다. 국내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여행사업부문의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참좋은레져의 자전거사업부문 매출은 2015년 438억원에서 지난해 317억원으로 28% 쪼그라들었지만, 여행사업부문 매출은 352억원에서 418억원으로 18% 늘어났다. 사업의 중심축이 자전거에서 여행업으로 완전히 바뀌어버린 셈이다. 국내 자전거 산업의 위상 추락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문제는 해외시장 개척 등 실적 회복을 위한 대안도 없다는 점이다.
삼천리자전거의 수출실적은 지난 2014년에 올린 2300만원이 전부다. 2015년과 지난해에는 수출이 전무했다. 참좋은레져 역시 2014년 2600만원, 2015년 1억 6000만원어치의 자전거를 수출했었지만, 지난해에는 단 한 대의 자전거도 수출하지 못했다. 알톤스포츠의 수출실적도 2014년 98억원에서 2015년 13억원으로 87% 줄어든 뒤 지난해 40억원대에서 정체하고 있다. “2016년 150억원의 수출을 기대한다”던 알톤스포츠의 선언이 무색해지는 지점이다.
이에 따라 “국내 자전거 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좁은 내수시장에서 업계가 과당경쟁을 지속하다 보면 수익성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다만, 최근 단행된 전기 자전거 규제 완화는 새로운 기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3월부터 일정 요건을 갖춘 전기 자전거는 자전거도로를 달릴 수 있고, 원동기 면허도 필요 없게 된다”며 “신시장 공략 성과에 따라 우리 자전거 산업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