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주공1단지 ’써밋‘ 불씨 인근조합 등급상향 요구 거세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건설사들이 최고급 이미지를 위해 내건 프리미엄 브랜드가 입주민과 새로운 분쟁거리가 됐다. 과천일대 재건축 조합이 일제히 ‘프리미엄 브랜드‘를 요구하면서 분양가 상승으로 인한 거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양날의 칼’이 된 대표적인 지역이 과천 재건축 단지다. 지난달 대우건설은 과천주공1단지에 최고급 브랜드인 ‘써밋’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올해 상반기 재건축 최대어를 잡았다.

그런데 대우건설을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했던 인근 과천주공7-1단지가 즉각 반발했다. 7-1단지는 대우건설에 1단지와 같은 써밋 브랜드 사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조합 측은 입지나 주거환경 등에서 1단지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을 이유가 없다며 2개월 안에는 대우건설과 협의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시공사 교체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써밋 브랜드를 사용할 경우 디자인, 마감재 등을 건설사 기준에 따라 높여야 한다. 공사비가 늘어나고 조합 분담금도 증가한다. 조합 측은 분양가를 높이면 해결된 문제라 보고 있다.

현재 과천에는 4단지(1110가구), 5단지(800가구), 8단지(1400가구), 9단지(632가구), 10단지(632가구) 등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이들 단지들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요구하고 나설 경우 과천 지역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분양가를 올리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주택시장 활황기에는 분양가 상승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자칫 거품만 키우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2000년대 초반 아파트마다 브랜드가 도입될 당시 갈등이 재현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당시 ‘래미안’, ‘푸르지오’ 등 브랜드가 아파트 가치로 인식되자 기존 아파트 입주민들도 이를 사용하겠다고 나서면서 건설사, 이전 아파트 입주민, 신규 아파트 입주민 간 갈등이 이어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강남처럼 제한적인 지역에만 사용하던 프리미엄 브랜드가 과천으로 확산되면서 암묵적으로 이어오던 기준선이 사라졌다”며 “눈앞의 수주전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가치인 ‘희소성’이 사라져 분양가 거품만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견 건설사들의 시각은 더욱 비판적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내세워 수도권, 지방 아파트 시장까지 넘볼 경우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화려하고 값비싼 외장재 등을 사용해 이름값을 높이긴 하지만 얼마나 내실을 갖출지는 미지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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