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자랑하며 ‘진상 인증’까지

-병원 돌아다니며 210여만원 갈취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동네 병원과 상가를 돌며 자신의 전과를 과시하고 협박해 돈을 갈취한 ‘생활조폭’이 결국 쇠고랑을 차게 됐다. 피의자는 자신이 나왔던 신문기사를 직접 보여주며 보복성 협박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동작경찰서는 업무방해와 공갈 혐의로 전과 43범 임모(47) 씨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21일 오전 9시께, 서울의 한 장례식장 사무실에 태블릿을 든 임 씨가 나타났다. 그는 직원들에게 다짜고짜 인터넷 기사 하나를 보여줬다. 임 씨는 ‘공사장과 마트 입구에 드러누워 돈을 뜯은 40대가 검거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가리키며 “기사의 주인공이 바로 나”라고 말했다.

당황한 직원들에게 임 씨는 “내가 언제 너한테 2000만원을 요구 했냐? 아니면 지금 그 200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임 씨의 협박에 굴하지 않았다. 그러자 임 씨는 장례차량 운행을 방해하고 집회를 하겠다고 고성을 지르는 등 15차례에 걸쳐 돈을 요구했다.

계속되는 협박에도 돈을 얻지 못한 임 씨는 병원을 노렸다. 만취한 상태로 병원을 찾은 임 씨는 진료를 받아놓고 “의사가 설명도 없고 진료까지 거부했다”며 생떼를 쓰기 시작했다. 보건소에 민원을 넣고 병원 앞에서 집회를 하겠다“는 임 씨의 말에 병원은 귀찮다는 이유로 순순히 돈을 내줬다.

범행에 성공한 임 씨는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동작구 인근 병원을 돌며 18회에 걸쳐 210여만원을 갈취했다. 임 씨는 협박 과정에서 ”병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술을 먹게 됐으니 오히려 너희가 돈을 달라“는 등의 황당한 요구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원할 것 같았던 임 씨의 생떼는 결국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막을 내렸다. 경찰은 생활조폭이 병원을 돌며 돈을 갈취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임 씨를 추적했고, 결국 지난달 28일 서울 동작구의 한 사우나에서 임 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들이 소문이 날까 두려워하는 바람에 이들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다“며 ”생화조폭이 행패를 부릴 때에는 즉시 112 또는 수사기관에 신고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