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드 몽페랑 FRAC 아키텐 회장 “거주민 모두가 현대미술 접하도록 해야” 송은아트스페이스서 콜렉션 한국 첫 소개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파리나 랑스를 제외하면 현대 미술을 접하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우리가 움직이는 겁니다. 프랑스 거주 국민 모두가 현대미술을 즐길 수 있도록 말이죠. 일종의 ‘예술 민주화’ 입니다”

베르나르 드 몽페랑(72) FRAC(Fonds Regionaus d‘Art Contemporainㆍ프랑스 지역자치단체 현대미술 컬렉션) 아키텐 지역 회장은 지난 24일 헤럴드경제와 만나 현대미술 저변확대를 위해선 대중과 친해지는 것이 최우선과제라고 강조했다. 몽페랑 회장과 그 일행은 서울 강남구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프랑스 지역단체 현대미술 컬렉션 ‘What is not visible is not invisible’전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베르나르 드 몽페랑(Bernard de Montferrand, FRAC 아키텐 및 Platform 회장)©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All rights reserved.
베르나르 드 몽페랑(Bernard de Montferrand, FRAC 아키텐 및 Platform 회장)©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All rights reserved.

FRAC은 프랑스의 지방예술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조직으로 지난 1982년 창설됐다. 당시 23개 주(州)에 하나씩 총 23개 FRAC이 생겼고 그 조직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자국 및 해외작가 5400명의 작품 2만6000점을 소장하고 있다. 각 조직의 연간 예산은 평균 100만유로(한화 약 12억 원)로 그중 통상 12~30만유로(1억 4500만원~3억6300만원)가량을 소장품 구매예산으로 사용한다. 일부 기업의 메세나 일환으로 운영되는 레지던시외엔 신진작가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없는 한국의 상황에서 주목해 볼만한 제도다.

예산은 기본적으로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1:1 갹출로 마련된다. “FRAC에 따라 그 비율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지요. 또 일반 기업이나 재단의 지원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각 FRAC은 독립성을 중요하게 생각해, 자신의 컬렉션에 정부나 출연 기업의 영향력 행사를 원천봉쇄하고 있다. “작품구매는 5~6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의회에서 결정는데, 유명 미술관 관장, 전시기획자, 예술사 전공자 등이 포함됩니다. 각 FRAC에서 지향하는 바에 따라 예술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작품을 구매하죠” 이렇게 구매한 작품 중엔 백남준, 재불작가 진유영 등 한국작가 20여명이 포함돼 있다.

각 FRAC별로 사진, 데셍, 디자인, 건축가 모형 등 주력하는 컬렉션 분야가 다 다르다. 루아르 FRAC의 경우는 매 해 작가를 선정하고, 이들을 레지던시로 초청한 뒤 이곳에서 생산된 작업을 전시하기도 한다. 전체 소장품 중 20% 정도가 체류 레지던시 작가의작품이다. 다만 모든 FRAC이 공통적으로 가진 콜렉션 기준은 현재 생존하는 작가의 작품을 소장한다는 것이다. “FRAC의 창설 목표 중 하나가 ‘프랑스 신진 예술 작가의 창착을 독려하자’는 것이기에 젊은 작가에 주목하고 있다”는 몽페랑 회장의 설명이다.

이번 송은아트스페이스엔 FRAC의 컬렉션 중 일부가 왔다. 아시아 순회전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싱가포르 국립박물관의 개관 기념 공동기획으로 지난 2월 19일까지 싱가프르에서 첫 선을 보였다. 압살론, 한스 옵 더 벡, 루이지 벨트람, 미셸 블라지, 루이 칸, 마틴 크리드 등의 회화와 설치, 영상 작품 30여 점을 볼 수 있다. 송은아트스페이스 측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FRAC의 활동과 소장품을 선보임으로써 현대미술 창작 지원 및 후원을 위한 정부 기관의 역할을 조명하고자 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전시는 5월 20일까지.


vi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