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ㆍ닭ㆍ닭…. 새해 벽두부터 ‘닭’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다.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업계는 몸살을 앓았다. 최근에는 치킨프랜차이즈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린다는 ‘입질’을 하면서 전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이번엔 브라질발(發) 썩은 닭고기다. 연이은 삼중고에 치킨업계는 울상이다.

후폭풍이 두려운 업체들은 부랴부랴 “우리는 괜찮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BQ와 bhc, 네네치킨 등 국내 대표 치킨업체들은 이번 브라질 썩은 닭고기 논란과 관련해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브라질산 닭고기와는 전혀 무관하며, 국내산 닭만을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 1000여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인 맘스터치는 전체 메뉴의 약 15%, 에 브라질산 닭고기가 쓰임에 따라 3가지 메뉴를 판매 중단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21일자로 일제히 브라질산 닭고기를 매대서 퇴출시켰다.

업계에선 이번 일로 또다시 치킨소비가 꺾일까 우려한다. 특히 치킨점을 운영하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은 바람 잘 날, 아니 눈물 마를 날이 없다. 기자가 자주찾는 치킨가게 사장은 “AI 때문에 휘청하고 가격인상 때문에 비난받았는데 이번엔 브라질 상한 닭이라니…. 닭이 동네북이라도 된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지구 반대편 브라질 닭고기가 국내로 밀려든 건 2005년 9월부터다. 이는 치킨집 창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기와 맞아 떨어진다. KB금융그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치킨전문점은 2002년 이후 10년 동안 매년 2300곳씩 늘었다. 취업난에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들과 은퇴한 중년들이 ‘망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으로 치킨집 간판을 올렸다. 그 많은 자영업자들은 이제 닭의 안부에 울고 웃는다.

브라질산 닭고기가 도마위에 오른건 처음이 아니다. 2009년에는 ‘클로람페니콜’이라는 항생제가 발견돼 문제가 됐고 2015년에는 말초신경장애를 유발하는 ‘노르플록사신’이 검출된 바 있다. 이는 수입 축산물에 대한 정부의 검역기준과 사후관리에 대한 전국민적 트라우마를 남겼다.

계속되는 ‘닭 파문’은 시장 유통과정의 투명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맘대로 치킨을 먹는 날이 언제 올까.